인하대 '지역사회와 공존·상생' 팔 걷어…협력위ㆍ봉사단 가동

입력 2019-01-17 08:46
인하대 '지역사회와 공존·상생' 팔 걷어…협력위ㆍ봉사단 가동

조명우 총장 "인천 발전 선도하는 중심대학 될 것"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인천을 대표하는 사립대학인 인하대학교에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해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 사태에 이은 한진그룹 계열사에 대한 당국의 전방위 조사·수사 여파로 홍역을 치른 인하대는 최근 지역사회와 공존·상생의 길을 모색하는데 부쩍 힘을 쏟고 있다.

조명우 인하대 총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다양한 사회기여 활동을 통해 인천 발전의 중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총장은 1954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현직 총장이 해임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인하대의 수장으로 지난해 9월 취임한 이후 내부적으로 대학 구성원들을 다독이며 신뢰를 회복하는데 주력했다.

인하대는 최순자 전 총장이 학교 돈을 부실채권에 투자해 수십억원을 날린 사실이 교육부 조사에서 드러나 해임됐다.

반년 넘게 공석이던 총장의 중책을 맡은 조 총장은 인천지역의 주요 정책 결정과 실행에 활발히 참여하기 위해 지난해 말 '지역사회협력위원회'를 구성했다.

교수와 대학 주요 간부들로 구성된 위원회는 인천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와 다양한 공동 연구·협력사업을 벌여 인하대가 지역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데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하대가 인천시와 공동으로 송도국제도시에 설립키로 한 '북한 자원개발 연구원'은 이같은 협력의 좋은 사례로 꼽힌다.

인하대는 남북평화시대에 대비해 각종 대북교류사업을 준비 중인 인천시와 보조를 맞춰 내년까지 '한반도 환황해권 경제벨트 자원개발 사업단'을 공동 설립하고 그 산하에 북한 자원개발 연구원을 두기로 했다.

이 대학 에너지자원공학과와 아태물류학부 연구진이 주축이 될 연구원은 북한 자원개발과 인력양성, 학술교류, 연구개발 등을 추진하게 된다.

인하대는 실제로 활용 가능한 북한의 광물자원을 분석하고 개발에 필요한 인력을 길러내는 이 프로젝트가 인천시가 추진 중인 '서해남북평화고속도로 건설', '인천∼해주, 인천∼남포 항로 개설' 계획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하대는 또 총장 직속으로 '인하나눔봉사단'을 출범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재학생 중심의 봉사단은 한진그룹 재단과 함께 대학 주변의 저소득 가정에 김장김치와 연탄을 전달하는 등 불우이웃의 힘겨운 겨울나기를 돕고 있다.

최근에는 인하대 캠퍼스가 있는 인천 미추홀구 소재 보육원에 기저귀와 물티슈, 학용품 등을 전달하며 온정을 나눴다.



인하대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인하공과대학'으로 문을 열었다.

이승만(1875-1965) 전 대통령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12월 부산 피란 시절 폐허가 된 국토를 보며 공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인천에 미국의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같은 공대 설립을 지시했다.

인하대는 1954년 인천시로부터 시유지 41만여㎡와 국고보조 100만 달러, 하와이 교포성금 및 이 전 대통령이 설립·운영하던 한인 기독교학교 매각대금 15만 달러 등을 기부받아 인하공과대학으로 개교했다.

학교 이름 '인하'는 인천과 하와이의 첫 글자를 따서 지었다.

이후 1968년 고 조중훈(1920-2002) 한진그룹 회장이 학교법인 인하학원의 이사장으로 취임한 뒤 1971년 종합대학으로 승격됐다.

조 총장은 17일 "인천을 대표하는 전통의 명문사학으로 책임과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끊임없이 소통하겠다"며 "소통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 대학에 대해 대내외에서 기대하는 것들을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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