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호선 포천 연장 예타 면제하라"…광화문서 1만3천명 시위

입력 2019-01-16 14:58
수정 2019-01-16 21:53
"7호선 포천 연장 예타 면제하라"…광화문서 1만3천명 시위

포천주민들 상경 결의대회…수백 명 삭발도



(서울=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 경기도 포천시 주민들이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전철 7호선 연장사업(양주 옥정∼포천)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촉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포천시 사격장 등 군 관련 시설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사격장 대책위) 회원 등 포천 주민 1만3천여 명(주최 측 추산)은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전철 7호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하라', '동양 최대 사격장 피해 정부에서 보상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머리띠와 피켓 등을 동원해 결의대회를 진행하며 7호선 연장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정부에 촉구했다.

포천 주민들은 집회 시작과 함께 철도 건설에 대한 주민의 절박한 심정을 알리려 삭발에 동참했다.

조용춘 포천시의회 의장과 강준모 부의장 등 지역 내 주요 인사들도 삭발에 가담하면서 삭발 인원은 1시간 만에 200명을 넘어섰다.

포천시는 경기북부에서 유일하게 철도가 없는 곳으로, 가장 낙후된 지자체 중 하나다.



포천시에는 여의도 면적(8.4㎢)의 2.3배인 육군 승진훈련장을 비롯해 1.6배인 미 8군 종합훈련장(영평사격장) 등 군부대 사격장과 훈련장이 9곳에 달한다.

군사시설 보호구역도 222.82㎢로 여의도 면적의 26.5배에 이르는 등 포천 주민들은 지난 60여년 간 각종 군사시설로 인한 피해를 감내했다.

그러나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중첩된 규제를 받아 발전이 더디게 진행되자 포천 주민들이 지난 세월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한 대가로 철도망 건설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오는 21일에는 트랙터 상경시위도 벌일 방침이다.

사격장 대책위는 결의문을 통해 "전철 7호선 포천 연장사업이 조기에 시작될 수 있도록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 사업으로 선정해줄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번에도 정부가 포천 주민들의 염원을 외면한다면 포천에 있는 사격장 등 군사시설의 운영을 막는 등 총력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7호선 포천 연장사업은 1조39억원을 들여 양주 옥정에서 포천까지 19.3㎞를 연장하는 사업으로, 2016년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신규착수사업으로 반영됐다.

이 사업은 인구 감소 등 지역적 여건을 고려하면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7호선은 현재 도봉산까지 연결돼 있다.

6천412억원을 들여 도봉산에서 양주 옥정까지 15.3㎞ 연장하는 사업이 2024년 개통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 공사를 시작한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10월 24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을 위해 시도별로 선정한 2건씩의 공공투자프로젝트 중 일부를 국가균형발전사업으로 선정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포함한 신속한 추진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지난달 4일 7호선 포천 연장사업과 신분당선 연장사업(수원 광교∼호매실) 등 2개 사업을 선정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제출했다.

정부는 이달 말께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되는 국가균형발전사업을 최종 선정해 발표할 방침이다.

wy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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