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부 "김정은 위원장 방러 여전히 현안으로 남아있어"
한반도 담당 특임대사 밝혀…"北 핵·미사일 시험 중단에 화답해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계속 현안으로 남아있다고 러시아 외무부 고위인사가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 한반도 문제 담당 특임대사 올렉 부르미스트로프는 이날 자국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초청장이 (북한 측에 의해) 접수됐다. 따라서 북한 지도자의 러시아 방문은 여전히 의제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부르미스트로프 대사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고 그에게 방러 초청장을 전달했음을 상기시키며 이같이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말 평양을 방문한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통해 김 위원장이 같은 해 9월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든지 아니면 별도로 러시아를 방문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초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러시아 사절단 대표로 방북했던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은 김 위원장의 방러가 2018년 안에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지만, 방러는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러시아 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행사가 열리는 5월을 포함해 올해 상반기 안에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길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방러는 2~3월 중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김 위원장의 방한 등 중요 일정과 연계돼 있어 정확한 시점을 점치기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편 부르미스트로프 대사는 한반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선행 조치에 상응하는 국제사회의 화답이 필요하다는 러시아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북한은 이미 1년 이상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해 오고 있다"고 상기시키면서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결의의 가장 중요한 요구 가운데 하나였으며 그런 의미에서 북한은 본질적으로 안보리 결의 이행에 착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일련의 의미 있는 조치들을 취했으며 따라서 국제사회도 상응 행동을 해야 한다"면서 "러시아는 북한의 (핵·미사일)시험 동결에 대해 안보리 측의 장려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부르미스트로프는 "한국 정부가 단계적이고 동시적으로 상응 행보를 취하는 방식은 미국 파트너들에게도 좋은 본보기"라면서 "유감스럽게도 미국 행정부에는 아직 (북한의 조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해야 한다는 분명한 인식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반도 정세의 긍정적 변화가 아직 되돌아갈 수 없는 지점을 통과하지는 않았다"면서 "지금 중요한 과제는 그러한 변화를 공고히 하고 대화 과정에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르미스트로프는 이어 현 단계를 중국과 러시아가 제안한 한반도 문제 해결 3단계 '로드맵' 가운데 2단계, 즉 핵심 당사국 간 관계 정상화 단계라고 규정하면서 "이 단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정상회담을 비롯한 새로운 회담, 새로운 합의, 완전한 관계 정상화 달성 등으로 공고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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