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반발' 서울 송파 혁신학교 지정 1보 후퇴…"예비학교 운영"
고육책이지만 갈등봉합 역부족일듯…주민들 교육청 앞 촛불집회 예고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서울시교육청은 인근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혁신학교 지정을 반대한 송파구 해누리초중과 가락초를 '예비혁신학교'로 운영하겠다고 14일 밝혔다.
혁신학교에 대한 반대여론이 예상을 넘어서자 한발 물러선 것인데 '어정쩡한 결론'이어서 교육청과 반대 주민 간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내년 3월 개교할 해누리초중과 재개교할 가락초를 혁신학교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예비학부모 및 주민과 갈등을 겪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개교 후 학교 구성원 동의절차를 거쳐 지정 여부를 결정하게 해달라는 요구를 대승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년간은 예비혁신학교로 운영되도록 지원하겠다"면서 "추후 혁신학교에 대한 오해를 풀 여러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예비혁신학교가 혁신학교의 철학과 교육과정 등을 알아가는 학교로 혁신학교처럼 추가 예산(1천만원 내)과 컨설팅이 지원된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128개 예비혁신학교가 운영됐고 58.6%인 75개교가 최종적으로 혁신학교가 됐다.
교육청 관계자는 "예비혁신학교 운영이 끝난다고 자동으로 혁신학교가 되는 것은 아니고 따로 신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누리초중과 가락초는 9천5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재건축단지인 헬리오시티 학생들이 다닐 예정이다. 입주는 내달 진행될 예정이다.
교육청은 해누리초중과 가락초를 혁신학교로 지정할 계획이었다. 이곳들과 같은 신설학교는 교육감이 혁신학교운영위원회 협의를 거쳐 직권으로 혁신학교로 지정할 수 있다.
그러나 혁신학교 지정계획에 헬리오시티 입주예정자 중심으로 극심한 반발이 나왔다.
이들은 "가락초와 해누리초중은 (학생이 많은) 대형학교가 될 수밖에 없어 학생별 맞춤형 교육을 한다는 혁신학교와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개교 후 학교운영위원회가 구성되면 혁신학교 지정 찬반투표를 진행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입주예정자는 "혁신학교는 학력이 떨어지며 이는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로 지정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강동송파교육지원청에서 진행된 설명회에서는 설명회장을 빠져나가는 조 교육감을 주민이 때려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일까지 있었다.
'예비혁신학교 지정'은 서울시교육청의 고육지책이지만 갈등봉합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예비혁신학교 지정추진 사실이 알려진 직후 교육청 앞에서 헬리오시티입주협의회 소속 주민 일부가 고성을 지르는 등 소동을 벌였다. 주민들은 교육청 앞에서 촛불집회 등을 벌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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