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예멘인 난민수용 찬반 단체, 제각각 정부 결정 비판
"박해 위험 고려치 않고 자의적" vs "난민인정 사유 해당 안 돼"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에서 예멘인 2명이 14일 난민 인정을 받은 것에 대해 난민 수용 찬반 단체가 각기 다른 입장으로 정부를 비판했다.
39개 단체로 구성된 '제주 난민인권을 위한 범도민위원회'와 '난민인권네트워크'는 이날 성명을 내 "정부가 박해의 위험에 처한 예멘인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수백명의 제주 입국 예멘인 중 단 2명만 난민으로 인정한 것은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 일원으로 국제 인권법을 이행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단순 불인정자들이 송환 위험에 놓여 있다"며 "난민 불인정 이유가 명시되지 않는다면 한국 정부가 기준 없이 자의적으로 난민을 인정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기존 시스템을 난민 보호의 방향으로 개선해야 하며 국제 기준에 맞는 전향적인 정책을 중장기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국민을 위한 대안AfK', '제주난민대책도민연대', '난민대책 국민행동'은 이날 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난민 인정자의 자격을 박탈하라고 주장했다.
난민 수용 반대 단체들은 "난민으로 인정한 언론인 출신 2명에 대한 사유가 국제법 상식에 반하는 아전인수격 해석"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후티반군은 예멘 시아파 소수세력으로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아랍동맹군이 참전하고 있는 정부군에 밀려 절대적으로 군사적 열세이며 내년 2차 평화 협상에도 참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민인정자가 후티반군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예멘 정부가 절대적 우위의 상황이기 때문에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난민 인정 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반대 단체는 "이제 가짜 난민들이 제주 외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도록 하는 출도제한 조처가 풀려 전국을 제집처럼 마음껏 드나들 것이며 무사증을 악용해 제주에 입국해 난민신청을 한 인도인, 중국인에 대한 난민심사에도 꼼수를 용인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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