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일부 의원 한국당 복당설에 '술렁'(종합)

입력 2018-11-29 21:48
바른미래, 일부 의원 한국당 복당설에 '술렁'(종합)

실명거론 이학재 "보수통합 고민 깊어…정기국회 끝난 뒤 입장표명"

손학규 "당의 기강이 말이 아니다", 유승민 "복당설 사실 아닌걸로 알아"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내후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진영의 정계개편 가능성이 끊임없이 거론되는 가운데 바른미래당이 29일 일부 의원의 '자유한국당 복당설'로 술렁였다.

전날 한국당 회의에서 친박계 중진인 정우택 의원이 "바른미래당 5∼6명이 기습 복당한다는 소문이 있다"고 하고,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복당 의사를 밝힌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

앞서 한국당 내부에서 '보수 대통합론'과 '통합 전당대회 개최' 이야기가 나오고 비대위 일부가 바른미래당 의원 영입에 나서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을 기점으로, 정치권에서는 한국당 전신인 옛 새누리당 출신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이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에 탈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한국당이 바른미래당 의원들에 대한 물밑 접촉을 해온 정황이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지방선거 후 5개월 만에 '대학 강연'을 통해 대외 행보에 나선 유승민 전 대표는 전날 이화여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 측에서 저와 가까운 정치인을 보내 입당하라는 이야기를 하긴 했다"고 밝혔다.

바른정당 출신의 한 중진 의원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국당에서 여러 루트로 물밑 접촉을 해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 사이에서는 '보수 통합'의 필요성과 방식에 대한 논의가 최근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당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의견이 중론인 가운데 '결국에는 보수가 하나로 합쳐야 하며 한국당에 변화가 없다면 들어가서 직접 변화시키는 게 맞다'는 견해도 있어 의견이 나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에서 한국당 복당설이 거론된 이학재 의원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대한 저의 고민이 깊은 것은 사실이다. 지금은 내년도 예산 등을 다루는 정기국회 기간이므로 정기국회가 끝난 뒤 제 입장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이 의원이 이미 탈당 결심을 굳힌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 및 한국당 복당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바른정당 출신 여러 의원의 설명이다.

유승민 전 대표는 이날 연세대 특강 전 기자들과 만나 김병준 위원장이 언급한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의 복당설에 대해 "저는 못 들어봤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분이 무슨 근거로 그러셨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학재 의원이 그런 고민을 해온 것을 본인한테 직접 들은 적은 있다. 그래서 저도 대화를 더 해보자고 하는 중"이라며 "나머지 분들은 그런 이야기가 전혀 안 들리는데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당내 어수선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는 공교롭게도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 대다수를 비롯해 절반 이상이 불참했다. 이에 손학규 대표는 "당의 기강이 말이 아니다"라고 언짢은 심기를 표출했다.

손 대표는 "의총에 10명밖에 안 나온다니…"라며 "당 소속 국회의원이면 의원으로서 할 일을 해야지, 할 일은 안 하고 떠들기만 하고…"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앞으로도 바른미래당 내 보수성향 의원들의 한국당 합류설이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초 전당대회를 앞둔 한국당에서 '보수 단일대오', '통합 전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다, 김병준 비대위가 '보수 대통합이 마지막 임무'라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뚜렷한 명분도 없이 한국당에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내년 중순 이후에 다른 방식의 보수 대통합을 도모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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