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비참한 최후' 성남 태평동 도축시설 마침내 철거

입력 2018-11-22 15:16
'개의 비참한 최후' 성남 태평동 도축시설 마침내 철거

(성남=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공원 예정 부지로 수용돼 보상 및 수용 절차가 끝났는데도 이전을 거부해온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개 도축시설이 22일 끝내 강제 철거됐다.



성남시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용역 250여명과 중장비를 동원해 수정구 태평동 '밀리언파크' 조성 부지에서 이전을 미루며 시설을 점거해온 개 도축시설(업주 20명)과 화훼시설(업주 14명)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했다.

시는 지난해 12월부터 미이전 시설 철거를 위해 여러 차례 행정대집행 영장을 발부받고 철거에 나서려고 했지만, 법적 다툼을 이어가는 업주들의 반발에 막혀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다 최근 대집행 영장을 다시 발부받아 이날 철거에 나섰는데 업주들과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는 2009년부터 태평동 3만7천㎡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4년 '밀리언파크' 조성 실시인가 후 보상절차를 시작한 뒤 지난해 9월 보상·수용 절차를 마쳤으나 이전을 거부하는 일부 업주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동물권 단체 케어는 환영하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태평동 개 도축장은 1990년대부터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해 한해 8만 마리 이상의 개가 도축돼 전국 각지로 고기를 유통해온 곳으로 전국 최대 규모로 꼽힌다.

케어는 이날 입장 자료를 통해 "도축장은 철거됐지만 얼마 전까지 이곳에 남아 있던 100마리 이상의 개들은 상인들에 의해 다른 장소로 옮겨져 구조되지 못했다"며 "상인들에게 철거 날짜를 미리 고지하지 않았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행정대집행 영장이 발부되면 절차에 따라 기일을 사전통지해야 한다"며 "철거과정에서 개들을 구조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상인들이 철거에 앞서 자기 소유인 개와 시설물을 빼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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