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특별재판부 두고 내홍조짐…판문점선언 갈등 재연
지상욱·이언주 "논의도 없이 합의" 반발…김관영 "내주 의총서 의견수렴"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바른미래당이 사법농단 사건 재판을 담당할 특별재판부 설치를 두고 또다시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과 특별재판부를 설치하기로 한 원내지도부의 결정에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4·27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 여부를 놓고 불거진 갈등이 재연되는 모양새다.
지상욱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에 "양승태 사법농단 사건의 영장기각률이 높다는 이유로 국회가 판사를 선정하는 특별재판부 설치가 4당 합의로 결정됐다는 소식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21세기 대한민국에 야만적인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정권은 적폐를 청산한다고 하면서 더 큰 적폐로 고용세습·친인척 채용비리를 일으키더니 사법농단을 막겠다면서 더 심각한 사법농단을 저지르며 아예 사법체계를 허물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 의원은 바른미래당 원내지도부를 겨냥해 "중차대한 문제를 결정하면서 의원들과 논의조차 하지 않은 채 다음 주에 의원총회를 소집한 김관영 원내대표에게 경고한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포기한 독단적 결정으로 바른미래당이 스스로 민주정당이 아님을 선언한 것에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언주 의원도 페이스북에 "바른미래당이 여당 및 준여당들과 특별재판부 법안을 정기국회 내 처리키로 합의했다는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원내지도부가 한 번도 당내 논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판문점 선언 비준과 관련해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의원총회나 당내 논의 없이 비준하겠다고 했다가 당내 혼란을 야기하고 사과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도를 넘는 국기문란행위를 당내 논의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마음대로 합의해 준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김관영 원내대표는 "혼자 독단적으로 한 결정이 아니라 원내지도부와 상의해서 나온 결정"이라며 다음 주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8월 1일 특별재판부 구성을 주장한 이래 그 뒤 5번에 걸쳐 재판부설치를 촉구했다"며 "지상욱·이언주 의원이 마치 새로운 일이 있는 것처럼 반응하는 것은 그동안 사정을 잘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 원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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