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외교 "목욕물 버리면서 아기까지 버리는 실수말라"…美에 조언
"INF 유지 위해 모든 외교수단 동원"…"美 불만, 근거 없지 않아"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아기 목욕물을 버리면서 아기까지 내던져 버리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지난 30여 년간 유지돼온 '중거리 핵전력 (INF) 조약'을 러시아가 위반하고 있다며 최근 INF 조약 탈퇴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이 조언한 말이다.
마스 장관은 23일 독일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독일은 지난 1987년에 체결된 INF 조약을 살리기 위해 모든 외교적 수단을 갖고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마스 장관은 INF 조약이 발효된 이후 그동안 유럽에 있었던 지상 발사용 핵 및 재래식 미사일을 제거했음을 상기시키면서 INF 조약 폐기 문제는 유럽의 실질적인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이 문제를 나토 의제로 삼을 것"이라며 "우리는 러시아에 INF 이행을 강제하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새로운 군비경쟁을 시작할 준비는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전날 러시아의 INF 조약 미준수 논란과 관련, 미국과 상호 불만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과 대화에 나설 의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마스 장관은 러시아는 최근 몇 년간 INF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미국이 INF 탈퇴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선 이해를 나타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불만이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미국 정부에 대해 "그러나 아기 목욕물과 함께 아기를 내던져 버리는 결과가 돼서는 안 된다. 그것은 중대한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987년에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러시아 전신) 대통령이 체결한 INF 조약은 유럽에 있는 미국과 러시아의 모든 지상 발사용 단거리 및 중거리 핵 ·재래식 탄도 미사일의 폐기를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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