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안화 하락세 우려"…중국에 '환율조작국' 딱지 붙일까

입력 2018-10-09 11:50
미국 "위안화 하락세 우려"…중국에 '환율조작국' 딱지 붙일까

내주 미 재무부 환율 보고서 발간 예정…무역전쟁 속 위안화 예의주시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트럼프 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 검토하는 가운데, 미국이 최근의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세에 우려하고 있다고 재무부 고위 관리가 8일(현지시간) 말했다.

로이터통신과 CNBC 방송에 따르면 미 재무부 관리는 기자들과의 콘퍼런스 콜에서 "위안화에 대해 우리는 물론 변동 추이를 계속 긴밀히 모니터하고 있다"면서 "최근의 위안화 절하는 여전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우려가 다음 주에 발표되는 재무부의 반기 환율 보고서에서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또 미국이 "중국이 시장지향 정책에서 벗어나 비시장 정책에 계속 의존하는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위안화 약세를 모니터하고 있으며 환율이 조작됐는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지난 7월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해 무역전쟁의 피해를 상쇄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비난해왔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6개월간 달러 대비 9% 떨어졌으며, 지난 8월 이후로는 2% 내렸다.

하락세는 최근 가속화돼 21개월 만에 최저치에 가깝다.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93위안 수준으로 심리적 저지선인 7위안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크 챈들러 밴녹번글로벌포렉스 수석시장전략가는 "많은 사람이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것으로 추측하는 이유"라면서 "시진핑(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가 만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에 압력을 계속 가하기 위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는 추측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고율의 관세를 주고받으며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향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이 위안화 환율 변동 상황에 바탕을 두고 추가 무역 조치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므누신 장관은 이번 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이 여는 세계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에 참석한다.

무역 문제와 관련, 므누신 장관의 중국 측 상대인 류허 중국 부총리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므로 이번에 중국과의 무역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미 재무부 관리는 말했다.

중국은 통상 IMF·세계은행 총회에 이강 인민은행 행장과 류쿤 재정부장(장관)을 보낸다. 미 재무부 관리는 므누신 장관이 이들을 만날 수는 있지만, 무역을 제외한 다른 이슈를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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