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상원 지배에 실망" 블룸버그, 민주당에 224억원 기부
WP "블룸버그, 거액 지원으로 민주당 진영에 자리매김"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억만장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을 지원하기 위해 2천만 달러(약 224억원)를 기부할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일(현지시간) 전했다.
정치인이자 미디어 기업 블룸버그통신의 사주인 블룸버그는 보유 재산이 500억 달러(약 55조 원)에 이르는 자산가이며 오는 2020년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블룸버그가 민주당의 정치 자금을 모금하기 위한 조직인 특별정치활동위원회(Super PAC·슈퍼 팩)인 '상원 다수당 팩(Senate Majority PAC)'에 이번 주 2천만 달러를 기부할 것이라고 전했다.
WP는 "블룸버그의 지원은 중간선거를 불과 5주 앞두고 의회를 장악하기 위한 전국적인 싸움을 뒤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상원에선 공화당 51명, 민주당 49명으로 공화당이 근소한 수적 우위를 지키고 있다.
미국에서는 정치후원회인 팩(PAC)을 통해 자금을 모으고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활동이 활발히 이뤄진다. 규모가 큰 슈퍼팩은 TV 광고 등을 통해 간접 지원할 수 있고, 영리단체의 기부도 받을 수 있어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반면 일반 팩은 주로 특정 후보에게 직접 정치 자금을 기부하지만, 액수나 방법 등에 제약이 있다.블룸버그는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성추문 의혹에 관한 최근의 논란이 민주당 유권자들에게 힘을 실어줬고 민주당이 여성과 부동층 결집에서 더 경쟁력을 가질 기회를 준다고 보는 입장이라고 WP는 전했다.
블룸버그의 정치 자문역인 케빈 쉬키는 "블룸버그는 상원에서 공화당의 리더십에 특히 실망했으며 이를 바꾸는 것에 점점 더 열정을 느끼고 있다"고 WP에 말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과거 몸담았던 공화당을 떠나 무소속을 선언했으며,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그가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기부할 예정인 민주당 측 '상원 다수당 팩'은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2천900만 달러를 확보했으며 미디어 시장에서 비싼 광고를 사들여 선거운동에 활용해왔다.
앞서 블룸버그는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8천만 달러를 쓰겠다고 약속했으며, 이번 기부까지 합산하면 올해 선거 시즌 지원액이 최고 1억 달러까지 이른다고 WP는 전했다.
WP는 "블룸버그의 거액 지원은 대선 출마를 심사숙고 중인 블룸버그가 민주당 진영에 굳건히 자리매김하도록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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