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中 '일대일로' 대응 '유러피언 웨이' 추진
"소극적·비현실적" 지적 제기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유럽연합(EU)이 중국의 이른바 '일대일로'(Belt and Road, 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대응해 '유러피언 웨이'(European Way) 구상을 제시했다.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유러피언 웨이 구상은 유럽과 아시아 두 대륙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전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으나 일부 빈국들 사이에서 부채 증가 부담 등 부정적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모게리니 고위대표는 유러피언 웨이 구상은 일대일로 프로젝트 등 다른 국제사회 주도 프로젝트에 대한 대응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이 구상은 EU가 어떻게 하면 아시아와 지속가능한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 타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전 세계에 유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EU의 이런 제안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및 아시아 정상회의 개최 수주 전 나왔다.
이번 아시아·EU 정상회담은 두 대륙 사이의 관계 설정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유러피언 웨이 구상은 중국이 중·동유럽(CEEC) 16개국 모임 '16+1'을 통해 EU 회원국 분리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EU 및 회원국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기도 하다.
EU는 이 구상을 통해 EU 회원국 국부펀드를 포함해 공공 및 민간 금융기관의 참여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이 구상에 참여한 EU 한 외교관은 유러피언 웨이 구상이 EU와 중국 사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중국과 가능한 협력 관계를 타진해 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EU의 이 구상이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EU 외교관은 "유러피언 웨이 구상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비할 바 안된다"며 "이 구상은 단순히 현황 보고서 정도로,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중국의 영향력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EU 회원국들에 손상을 입힐 수 있을 정도의 세력과 중요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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