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환자, 최고혈압 129 이하여야 합병증 예방"

입력 2018-09-18 14:18
수정 2018-09-18 14:22
"심방세동 환자, 최고혈압 129 이하여야 합병증 예방"

세브란스병원, 환자 29만여명 조사…진단 기준보다 낮게 관리해야 유효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심장이 불규칙하게 떨리는 심방세동 환자는 최고혈압(수축기 혈압)을 120~129㎜Hg까지, 이완기 혈압을 80㎜Hg 미만으로 내려야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내 고혈압 진단 기준(수축기/이완기 140/90㎜Hg)보다 낮은 수준에서 관리해야 합병증 예방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김태훈 교수팀과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양필성 교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2005~2015년 심방세동으로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 29만8천374명의 혈압과 사망, 합병증 발병률을 조사해 이러한 결과를 얻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적 심장질환 학술지인 '미국심장학회지'(JACC) 최근호에 게재됐다.

현재 국내 고혈압 진단 기준은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인 경우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고혈압 진단 기준을 '수축기/이완기 130/80㎜Hg'로 한 단계 엄격히 했다.

연구팀은 국내 고혈압 기준에는 미치지 않으나 미국의 새로운 진단 기준으로는 고혈압에 해당하는 '수축기 130~139㎜Hg 또는 이완기 80~89㎜Hg'인 심방세동 환자의 합병증 발생률을 파악했다.

그 결과 이들의 주요 합병증 발생률은 정상 혈압의 심방세동 환자 대비 주요 심혈관질환은 7%, 뇌경색과 뇌출혈은 각각 11%, 입원이 필요한 수준의 심부전은 6% 높았다.

정보영 교수는 "미국의 새 고혈압 진단 기준이 심방세동 환자의 고혈압을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심방세동 환자의 구체적인 혈압 관리 목표치를 추정했고, '수축기 120~129㎜Hg, 이완기 80㎜Hg 미만'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결론 내렸다. 주요 심혈관질환·뇌졸중·심부전 등 대부분의 합병증 발생 위험이 이 혈압 구간대에서 가장 낮았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고혈압 치료를 받는 심방세동 환자군은 수축기 120~129㎜Hg, 이완기 80㎜Hg 미만을 기준으로 혈압이 오를 때마다 합병증 발생 위험도 동반 상승했다"며 "국내 고혈압 진단 기준보다도 더 엄격한 수준으로 혈압 관리 목표치로 삼아야만 합병증 위험을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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