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2년 만에 국제대회 등장한 엄윤철, 2연패 가능성↑
올림픽, 아시안게임에서 화제 모은 엄윤철의 인터뷰도 관심
(자카르타=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금메달을 따지 못했으니 저는 영웅이 아닙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자취를 감췄던 엄윤철(27·북한)이 2년 만에 국제무대에 등장했다.
엄윤철은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엑스포 케마요란홀에서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역도 56㎏급에 출전해 대회 2연패를 노린다.
그는 북한이 자신 있게 내세우는 '금메달 후보'다.
엄윤철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인상 134㎏, 용상 169㎏, 합계 303㎏을 들어, 합계 307㎏(인상 137㎏, 용상 170㎏)을 기록했다. 하지만 세계 신기록을 세운 룽칭취안(중국)에 밀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엄윤철은 올림픽 2연패 달성에 실패하자 "인민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는데 경기를 잘 하지 못해 이렇게 됐다. 정말 많이 아쉽다"며 "금메달을 따지 못했으니 나는 영웅이 아니다. 경기가 증명했으니까, 할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세계선수권과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다시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한은 2017년 미국에서 열린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그해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치른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에서는 북한 대표팀 명단에 엄윤철의 이름이 빠졌다.
한국 역도인들도 2016년 8월 리우올림픽 이후 2년 동안 국제무대에 나타나지 않은 엄윤철의 소식을 궁금해했다.
2년이 지났고, 엄윤철이 다시 국제무대에 등장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인상 128㎏, 용상 170㎏, 합계 298㎏으로 우승했던 엄윤철은 이번 대회에서도 단연 금메달 1순위로 꼽힌다.
리우올림픽에서 엄윤철을 제쳤던 룽칭취안은 중국 역도가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2017년 10월 '1년 동안 국제대회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아 아시안게임에 나서지 못한다.
2017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투안 타치 킴(베트남)의 합계 기록은 279㎏이다. 합계 300㎏을 넘나드는 엄윤철과는 격차가 크다.
엄윤철은 화려한 세리머니와 인터뷰로도 화제를 모으는 선수다.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기록이 낮은 선수가 출전하는 B그룹에 속해 경기를 치르며 깜짝 금메달을 딴 뒤 "내 실력 향상의 비결은 따로 없다"며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와 김정은 원수님의 사랑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최고 사령관 김정은 동지께서 '달걀을 사상으로 채우면 바위도 깰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셨다"면서 "그 덕에 인공기를 펄럭이고 (북한)애국가를 울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리우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고도 "나는 영웅이 아니다"라는 비통한 심정의 인터뷰를 해 또 관심을 끌었다.
엄윤철이 국제무대를 떠나 있던 2년 동안 북한의 대외정책은 크게 변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나올 엄윤철의 발언에서 변화의 크기를 느낄 수도 있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