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 조작된 아버지 지지율 화면 공유…실수? 고의?

입력 2018-08-11 17:00
트럼프 장남, 조작된 아버지 지지율 화면 공유…실수? 고의?

오바마에 뒤졌던 40% 지지율, 50%로 상향 조작된 뒤 유통

조작 지적에도 이틀 뒤 삭제…WP "수 만명이 가짜 지지율 공유"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부친의 지지율 수치가 조작된 방송화면 캡처를 소셜미디어에 공유해 빈축을 사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논란의 대상은 이번 주 방영된 CNN 방송 화면을 캡처한 것이다.

CNN은 대통령 취임 후 현재까지 기간을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비교할 경우 (지지율 등 각종) 수치가 단연코 더 낫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주장에 대해 '팩트 체크'(주장의 사실 여부를 가리는 것)를 진행했다.

당시 화면에는 갤럽이 발표한 지지율과 각종 경제성과 지표들이 제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업률이나 일자리 창출, 재정적자, 국내총생산(GDP) 등에서는 오바마보다 성과가 좋았지만, 맨 윗자리에 적힌 지지율은 40%로, 오바마의 같은 기간 지지율 45%보다는 낮았다.

이런 내용이 방송을 타자 트럼프의 열성 지지자들은 들끓었다.

온라인상의 트럼프 지지자 커뮤니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거의 50%다. CNN은 진짜 가짜 뉴스"라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이런 가운데 누군가가 애초 40%라는 수치가 있던 CNN 화면에 50%라는 수치를 갖다 붙였고, 이 조잡하게 조작된 화면 캡처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퍼지기 시작했다.

한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일을 하고 있다. 아무도 그를 무너뜨릴 수 없다"라며 이 '조작화면 캡처'를 공유했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1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트럼프 주니어의 인스타그램에도 등장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놀랍다. (엄청난) 일들이 일어나게 하는 마술봉이 있는 거 같다"며 맞장구를 쳤다.

조작된 화면 캡처가 공유된 직후에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긍정적 발언이 이어졌지만, 얼마 있지 않아 네티즌들이 무언가 잘못됐다고 트럼프 주니어에게 알렸다.

한 네티즌은 "맞아요, 그 마술봉은 포토샵의 마술봉이네요"이라고 썼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조작된 이미지라고 비꼰 것이다.

이와 함께 조작된 50%라는 숫자가 원래 CNN 화면의 글자들과도 어긋나있다는 지적과, 위조된 50%를 확대해보면 원래의 40%라는 숫자가 그 아래에 여전히 보인다는 지적들도 이어졌다.

지난 8일 조작된 화면 캡처를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트럼프 주니어는 이런 지적들을 계속 모른 척하다 이틀 가까이 지난 10일 오후에야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수만 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 50% 지지율'을 보고, 공유하고, 응원한 뒤였다고 WP는 지적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트럼프 주니어가 어떻게 조작된 화면 캡처를 찾아냈는지, 왜 그걸 공유하려고 했고 이틀 가까이 그대로 내버려뒀는지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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