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해외 가족여행' 신고 안한 영국 의원 첫 주민소환 위기

입력 2018-08-08 19:19
'공짜 해외 가족여행' 신고 안한 영국 의원 첫 주민소환 위기

DUP 소속 이언 페이즐리 의원, 스리랑카 정부 후원으로 두 차례 가족여행

의회 규정 위반해 30회기일 정직…유권자 10% 이상 서명하면 의원직 상실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외국 정부의 후원으로 공짜 가족여행을 다녀온 하원의원이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가 영국에서 첫 주민소환 위기에 처했다.

8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북아일랜드 동북부에 위치한 노스 앤트림 지역구는 이날부터 6주간 지역 하원의원인 이언 페이즐리의 주민소환 청구를 위한 서명을 받는다.

민주연합당(DUP) 소속의 페이즐리는 지난 2013년 스리랑카 정부의 비용으로 두 번에 걸쳐 호화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당시 비용은 5만 파운드(한화 약 7천200만원)가 넘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페이즐리는 이듬해 스리랑카의 인권 학대와 관련한 유엔 결의안에 반대하는 내용의 편지를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보내는 등 로비를 했다.

그는 가족여행 비용을 지원받은 것을 신고하지 않아 의회의 후원 관련 규정을 위반했고, 하원은 지난 6월 페이즐리에게 회기일 30일 동안 정직을 결정했다.

페이즐리는 하원에서 사과했지만 결국 주민소환 위기에 처하게 됐다.

2016년부터 시행에 들어간 '하원의원 소환법'에 따르면 ▲의원이 범죄 유죄선고를 받아 수감되거나 ▲비용 관련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하원에서 10회기일 이상 정직되는 경우에는 주민소환 청구 대상이 된다.

만약 지역 유권자의 10% 이상이 서명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고 보궐선거가 열리게 된다.

노스 앤트림 지역의 유권자 중 10%인 7천543명이 서명하면 페이즐리는 의원직을 잃게 된다고 BBC는 설명했다.

다만 보궐선거가 열리더라도 페이즐리가 재출마하는 것을 막는 규정은 없다.

2010년부터 해당 지역구에서 의원직을 유지해 온 페이즐리는 만약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더라도 보궐선거에 다시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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