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외교수장 3일 싱가포르 도착…종전선언·비핵화 외교전 예상
北관계자 '종전선언' 논의 가능성에 "현재는 할 말 없다"
(싱가포르 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북한과 미국의 외교수장이 3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에 도착할 예정인 가운데 이를 계기로 양국은 각각 비핵화 리스트 요구와 종전선언 목소리를 내며 외교전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외신보도를 종합해보면 미국은 이번 ARF를 계기로 북한과 회담을 희망하고 있으나, 아직 북미 회담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싱가포르 현지에선 북미 외교장관 회담 확정 전까지 양측은 자국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양자회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싱가포르 현지에서 한국과 일본 이외에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들과 양자회담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4일로 정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연쇄 회담을 통해 북미 후속협상과 관련해 핵 관련 리스트 신고 및 비핵화 일정 제시 등 북한의 이행사항을 언급하면서, 그와 관련한 각국의 지지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 일본과의 양자회담을 통해서는 북한이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하기 전까지는 제재가 유지될 것이라는 신호를 발신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소강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대북 압박 기조를 유지해온 일본은 미국과 큰 이견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교류와 관련해 제재 해제를 희망하면서 종전선언 조기 실행을 바라고 있는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이와는 결을 달리한다는 점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삐걱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외에 미중 외교장관 회담이 이뤄진다면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측에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이행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양국은 남중국해 문제와 경제전쟁 해법 등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맞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중국, 러시아와의 양자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차 밝히면서도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완화를 위한 협조를 당부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중러 양국은 국제무대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아울러 아세안 회원국들과도 접촉면을 확대하면서, 대북체제안전보장 조치와 더불어 평화체제 구축 논의가 비핵화 협상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설파하고 지지를 당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리 외무상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 방안을 논의할 지도 관심거리다.
이런 가운데 관건은 남북, 남북미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될 지다. 그러나 아직 회담 성사 여부 및 일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현지에서는 북한이 여러 외교채널을 통해 종전선언과 비핵화 요구 등과 관련해 입장 변화 여부와 성과 도출 가능성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서 남북, 남북미 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싱가포르에서는 북한 측 일부 관계자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싱가포르 현지 북한 대표단 숙소에서 만난 북한 외교 관계자는 ARF 외교장관회의 계기 '종전선언' 논의에 주력할 것이냐는 물음에 "현재는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이 인사는 전날 싱가포르에 도착한 김창민 북한 국제기구국장과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함께 목격된 인물이기도 하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아세안 관련 회의 계기 남북 외교부 장관 간 회동 가능성을 묻자 "수고합니다"라고만 답했다.
또 주 싱가포르 북한대사관 한 직원은 출근길 취재진이 리 외무상 및 김 국장의 대사관 방문 일정 및 종전선언 논의 가능성 등을 묻자 "답변해 드릴 것이 없다"며 "(아세안 회의장인) 컨벤션센터에 가서 알아보시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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