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용' vs '소아성애자' 머스크-동굴영웅 '소형 잠수함' 설전

입력 2018-07-16 10:53
수정 2018-07-16 10:55
'선전용' vs '소아성애자' 머스크-동굴영웅 '소형 잠수함' 설전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태국 동굴소년 구조를 돕기 위해 제작했다는 '소형 잠수함'을 두고 볼썽사나운 논란이 벌어졌다.

태국 치앙라이 탐루엉 동굴에 갇힌 13명의 소년과 코치 구조에 동참했던 잠수 전문가가 이 잠수함을 '쓸모없는 선전용'으로 규정하자, 머스크는 즉각 그를 '소아성애자'라고 몰아세웠다.

16일 dpa통신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날 트위터에 썼다 지운 메시지를 통해 실종된 소년들을 찾고 구조하는 일에 동참했던 영국인 잠수사 번 언스워스를 비판했다.

머스크는 "태국에 사는 의심스러운 영국인이다. 내가 동굴을 방문했을 때 그를 보지 못했다. 보이는 건 네이비실 대원들뿐이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이어 언스워스를 '피도 가이'(pedo guy)라고 몰아세웠다. '피도'(pedo)는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성욕을 느끼는 소아성애자(pedophile)를 의미한다.



머스크의 분노에 찬 트윗을 유발한 것은 언스워스였다.

언스워스는 앞서 미국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소형 잠수함을 만들어 기부한 머스크의 행위를 선전용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그는 "(소형 잠수함이) 사용될 가능성이 없었다. 머스크는 동굴 통로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지도 못했다. 그 잠수함은 길이가 5.6피트(약 170㎝)의 딱딱한 소재로 만들어져 곡선 코너는 물론 장애물을 통과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언스워스는 또 "소형 잠수함은 잠수 출발점에서 50m도 나아가지 못했다. 그냥 떠들썩한 선전용일 뿐이었다"며 "그는 현장에서 나가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그렇게 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전직 네이비실 대원인 사만 쿠난이 죽기 전까지 우리는 도와달라는 요청을 지속해서 거절했다"며 자신의 행동이 선전용이라는 비판을 일축했다.

그러나 소아성애자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자 그는 해당 메시지를 삭제했다.

머스크는 축구소년 구조작업이 한창이던 지난 9일 탐루엉 동굴을 찾아가 특수 제작한 구조용 소형 잠수함을 남겨 두고 갔다.

그는 "소년들이 속한 축구팀 이름을 따 '야생 멧돼지'라고 이름 붙인 잠수함은 로켓 부품으로 만들었다"면서 동굴 내부를 찍은 사진과 영상도 공개했다.

그러나 현장 지휘 책임자였던 나롱싹 오솟따나꼰은 "그가 우리에게 준 장비는 실용적이지 않다. 그의 장비는 기술적으로 앞서 있지만, 이번 구조작전을 위해 동굴 안으로 가지고 들어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