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시군의장협의회, 재직기념 황금 열쇠 제작 '빈축'
2천여만원 예산들여 제작했다가 뒤늦게 환불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전임 전남 시군의장협의회 의장들이 임기 말 재직을 기념한다며 개당 100여만원 상당의 황금 열쇠를 단체로 만들었다가 취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를 두고 임기 말 전남 시군의장들이 1년 치 활동비를 이월시키지 않고 개인 호주머니를 채우려 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10일 전남시군의장협의회 집행부에 따르면 협의회는 임기 말인 지난 6월 말 예산 2천100여만원을 들여 '황금 열쇠' 제작을 한 업체 측에 의뢰했다.
전남 시군 의장협의회는 22개 시군의회 의장들의 모임체다.
황금 열쇠는 개당 100만원 상당으로 21개 제작비 2천100만원은 협의회의 활동비로 충당할 계획이었다.
시군 의장 중 1명이 황금 열쇠 제작을 반대해 21개를 주문했다.
전남 시군의회는 해마다 600만원씩을 전국의장협의회에 부담금을 낸다.
이 가운데 전국의장협의회 운영비를 제외한 400만원씩 총 8천800만원을 시군협의회에서 되돌려 받아 1년 활동비로 사용한다.
이번 황금 열쇠 제작은 지방선거로 의장 구성원이 바뀌면서 6개월만 활동하는 전임 의장들이 차기 의장협의회에 활동비를 이월시키지 않기 위한 꼼수로 풀이된다.
비록 협의회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활동비지만, 혈세를 개인 주머니에 채우려 했다는 비난이 거세다.
황금 열쇠 제작과정에서도 "협의회의 활동비는 의장 개인 돈이 아니다"며 열쇠 제작에 반대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고 내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 같은 비판 때문인지 협의회 측은 이달 초 갑작스레 황금 열쇠 제작 방침을 철회하고 이미 제작한 제품을 업체 측에 환불해달라고 요청했다.
전남의 한 기초의회 관계자는 "국민의 세금으로 황금 열쇠를 만들어 나눠 가지려 했다는 사실은 충분히 공분을 살만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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