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아르헨티나 투혼 깨운 메시…'하프타임 연설'과 '기록 대방출'
메시, 러시아 월드컵 100호골 장식…'10대·20대·30대 걸쳐 모두 득점'
월드컵 개인 통산 107차례 드리블…마라도나 제치고 '역대 최고 드리블러'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전반전을 1-0으로 끝내고 후반전을 위해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가기 직전 '캡틴' 리오넬 메시(31)가 작정한 듯 선수들을 잠시 불러 모았다.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터널 앞에서 메시는 손짓을 섞어가며 둥글게 모인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투혼을 일깨우는 짧은 연설을 시작했고, 선수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캡틴'의 당부를 경청했다.
영국 일간지 미러는 27일(한국시간) "팬들은 메시가 나이지리아와의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D조 3차전 하프타임 때 동료 선수들을 상대로 연설하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메시는 '난세의 영웅'이었다.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가 D조에서 1무 1패로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메시는 나이지리아와 최종전에 선발로 출전해 전반 14분 완벽한 볼 트래핑에 이은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꽂아 주장의 임무를 완성했다.
1차전 페널티킥 실패에 이어 2차전에서 유효슈팅 '제로'라는 불명예를 떠안은 메시는 대표팀 재은퇴 여론까지 감내해야 하는 힘겨운 상황이었지만 스스로 해결사로 나서 아르헨티나의 승리를 끌어냈다.
메시가 후반전 시작 직전 선수들을 불러모아 연설하는 장면이 TV 중계화면을 통해 나가자 팬들은 SNS에 '메시가 선수들에게 '팀 토크(team talk)에 나선 것을 처음 본다', '메시가 팀 토크를 하다니? 아마도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메시의 득점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메시의 선제골을 앞세운 아르헨티나는 후반 6분 페널티킥으로 동점 골을 내줬지만, 후반 41분 마르코스 로호의 결승 골로 승리를 따내고 1승 1무 1패를 기록, D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아르헨티나 16강 진출의 신호탄이 된 메시의 골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나온 100번째 골로 상징성을 더했다.
더불어 2006년 독일 대회 때 19살의 나이로 월드컵 데뷔골을 터트린 메시는 27살에 나선 2014년 브라질 대회 때 4골을 폭발했고, 올해 31살을 맞아 러시아 월드컵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10대·20대·30대에 걸쳐 월드컵 무대에서 모두 득점한 유일한 선수가 됐다.
또 메시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를 포함해 4차례 월드컵을 치르면서 나이지리아전까지 개인 통산 107차례 드리블에 성공해 '대선배' 디에고 마라도나가 작성했던 역대 월드컵(1966년 대회 이후) 최다 드리블(105회) 기록도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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