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매티스, 中국방부장과 北비핵화ㆍ대북 압박 논의할듯
트럼프의 대북 제재 완화 우려 전달 가능성…시진핑도 접견 예상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지난 26일 방중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중국 측에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요청하고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대북 제재가 완화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매티스 국방장관은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웨이펑허(魏鳳和)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과 회담을 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양측의 입장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 14일 방중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마찬가지로 오는 28일 출국에 앞서 시진핑 주석을 예방할 것으로 보인다.
매티스 장관은 이번 미중 국방장관 회의에서 지난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인 북한의 비핵화 이행에 있어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북미정상회담 직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이징에서 만나 밀착을 과시하는 등 최근 석달 사이 3차례나 정상회동을 한 바 있어,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는데 중국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매티스 장관은 방중에 앞서 경유지인 알래스카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심각히 여긴다면서 "우리는 앞으로 수일에서 수 주간 진전을 보게 될 것"이라며 북한을 재차 압박한 바 있다.
중국 또한 미국이 한미 연합훈련을 자발적으로 중단하는 등 중국이 요구하는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받아들인 상황이라 비핵화 협상에 중국이 주요 당사국으로 참여한다는 전제 아래 협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웨이펑허 국방부장은 최근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해 "중국은 쌍중단 구상을 제안했는데 효율적인 처방"이라면서 "우리는 당사국들이 한반도의 비핵화 방향으로 나아가고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공동 노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소식통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북한 비핵화 구도에서 중국이 북한을 끌어당김으로써 판이 복잡해졌다"면서 "이번 매티스 장관의 방중은 북한의 보호자를 자처하는 중국이 앞장서서 북한 비핵화 조치를 하도록 요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은 그동안 강력한 대북 압박이 김정은 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고 여기고 있어, 최근 중국의 대북 제재 완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매티스 장관이 중국에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헨리 맥매스터 주지사 지지유세에서 "그들(중국)은 정말로 북한과의 국경 문제에 있어 우리를 도왔다"면서도 "그들은 더는 우리를 돕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애석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해 중국의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해 매티스 장관은 중국이 최근 북중 국경 거래에 대한 단속을 완화하고 북한 여행 및 항공 노선을 확대하는 등 대북 압박의 빗장을 푸는 행동을 자제하도록 재차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세차례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 지원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상황이라 인도적 지원과 정상적인 교역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미국의 공세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다른 소식통은 "미국은 그동안 강력한 대북 압박이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최근 대북 제재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달갑게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매티스 장관 방중에 앞서 중국 해군이 구축함 등을 동원해 대만 인근에서 훈련하는 등 미중이 대만 및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기선잡기에 나서 양측간 설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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