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북, 6·25 반미 군중집회 올해는 안 열어…데탕트 신호"(종합)
"가장 상징적이고 정치적인 이벤트, 작년에는 10만 명 참가"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북한이 매년 6·25 당일 개최했던 '미 제국주의(미제) 반대' 군중집회를 올해는 열지 않기로 했다고 미국 AP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북한이 한국전쟁 개시일을 기념하는 '반미 제국주의' 군중집회를 생략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이은 또 하나의 데탕트(긴장 완화) 신호"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통상 6·25 전쟁 발발 당일인 6월 25일부터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까지를 '반제반미투쟁월간'으로 지정하고 다양한 반미 사상 교육과 행사를 개최했다.
이 중에서도 6·25 당일 군중집회는 "가장 상징적이고 정치적인 이벤트"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지난해의 경우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평양시 군중대회에 10만 명의 주민이 참가했으며, 반미투쟁월간을 기념하는 특별 우표가 발행됐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AP통신은 "북한 관계자들은 올해 대회를 개최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AP통신 평양지국은 이 행사가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AP는 북한 관영 매체들이 북미정상회담 이전 몇달에 걸쳐 유화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데 이어 회담 이후에는 관련 기사와 사진, 영상을 보도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도 전에는 '트럼프'라고 성(姓)만 표기했으나, 지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 성명과 직함을 함께 표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매체는 "정상회담 이후 이틀 동안 42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영상이 반복적으로 방송됐다"며 "이제 변화의 분위기를 감지하지 못하는 북한 주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 행정부에 대한 비난을 완화하면서도 전반적으로는 자본주의 가치'에 대한 공격을 강화했다"면서 이는 세계를 향한 북한의 외교적 활동을 사회주의 이상을 버릴 준비가 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간접적인 경고라고 AP는 풀이했다.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은 이날 예년과 달리 미국을 비난하는 내용의 기사나 글을 전혀 싣지 않았으며, '미제'라는 용어도 사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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