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국의 사이버 공격에 시달려…"차이잉원 집권 후 급증"
FT "고강도 해킹사건, 2015년 4건서 2017년 12건으로 3배로 증가"
"中, 사이버 공격능력 시험장으로 대만 활용…사이버 초강대국 목표"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대만이 독립파인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집권 이후 중국의 사이버 공격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을 인용해 차이 총통이 집권한 2016년 5월 이후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사이버 공격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강경정책과 맞물려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 정부의 사이버 보안부서 관계자에 따르면 대만 정부 기관들은 매달 수천만 건의 사이버 공격을 받고 있으며, 특히 대만 정부 기관의 민감한 자료나 개인적 정보를 훔칠 목적으로 이뤄진 '고강도 해킹사건' 수는 2015년 4건에서 2017년에는 12건으로 세 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을 중국 일부로 여기는 중국 공산당은 독립파인 민진당 출신의 차이 총통이 친중파인 국민당을 대신해 집권한 이후 대만에 전방위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사이버 공격은 이러한 대(對) 대만 강경 정책의 하나인 것 같다고 또 다른 사이버 보안 분야 고위관리가 전했다.
그는 "사이버 공격 횟수는 매우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주로 대만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중국이 최근 대만 부근에서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대만과 외교관계를 맺는 국가들을 감소시키려 하고 있다며 "최근 몇 달 사이 중국의 사이버 공격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대만의 사이버 관련 기관들은 대만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의 진원지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원천적인 위협'이며 중국은 사이버 스파이 기술을 개선하기 위한 '시험장'으로 대만을 활용하고 있다고 보안업체 파이어아이(FireEye)의 사이버 스파이 분석가인 벤저민 리드가 지적했다.
리드는 "중국이 만든 악성 소프트웨어 다수는 대만에 대한 공격 시 처음으로 출현하며, 그후 미국을 공격 대상으로 할 때 발견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대만을 목표로 한 중국의 사이버 공격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사이버 전문가인 샘 삭스 선임연구원은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사이버 공격이 급증한 것은 중국의 사이버 공격 능력이 현저하게 강화됐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을 사이버 초강대국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주요 국가비전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이러한 중국의 사이버 공격은 대만뿐 아니라 주변국들에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대만 주재 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의 제임스 모리아티 대표는 "중국은 이런 측면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대만에 대한 지원을 재확인하는 조치들을 취했다.
이번 달에는 2억5천500만 달러의 예산이 투입된 AIT 신청사가 타이베이에 새로 문을 열었다.
또한, 지난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대만 고위관리의 왕래를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내용이 포함된 '대만여행법안'에 서명했다.
이들 조치는 모두 중국이 반대하는 것들이다. 미국은 또한 중국의 반대에도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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