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민 삶에 크고 깊고 오래가는 변화 만들겠다"
'3기 시정' 인터뷰…"서울시, 큰 거 한방 대신 작지만 엄청난 혁신의 연속"
"경쟁후보 공약도 검토해 좋으면 채택"…소수정당 후보와 간담회 계획
대권 질문에 "당선증에 잉크도 안 말라", "목표 지향적 삶 살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박성민 박초롱 기자 = 6·13 지방선거에서 3선 고지를 밟는 데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20일 "세 번째 임기에는 (서울 시민의 삶에) 더 크고 깊고 오래가는 변화를 만들어 '10년 혁명'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3기 시정 출발을 열흘 앞둔 이 날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대규모 토목·건설 공사보다 시민의 삶을 우선시하는 '사람특별시 서울'을 완성하는 데 주력하면서 자신의 시정 철학을 유지·발전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시장은 시정 1기를 '갈등을 넘어 혁신의 토대를 닦고 원칙을 바로 세운 시기'라고 표현했고, 2기는 '개발과 토목의 도시를 사람특별시로 패러다임을 전환한 시기'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3기 시정에 대해선 "토목과 개발 시대에 눈에 보이는 가시적 프로젝트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1천만 시민의 삶에 조용하게 스미는 변화, 마음을 움직이는 변화가 중요하다"며 "시민 삶의 문제는 결코 작지도 간단치도 않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21세기 서울이라는 도시를 만들 때 자꾸 '큰 거 한방'을 얘기한다"고 지적하고서 "서울시는 작은 변화이지만 엄청난 도시 문명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대규모로 진행 중이다. 혁신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의 많은 혁신 정책이 다른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에 하나의 모델이 돼 왔다"며 "혁신과 변화는 풀뿌리에서, 지방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지난 6∼7년을 열심히 했지만, 여전히 새로운 모델을 생산해야 하는 입장에서 혁신의 나날, 혁신 사례를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3기 시정의 핵심 정책으로 ▲ 돌봄 문제 완전한 해결 ▲ 숨통이 트이는 자영업자의 삶 ▲ 마곡 스마트시티를 통한 지역형 혁신경제 모델 ▲ 서울-평양 교류협력을 통한 '아래로부터의 통일' 실현 등 4가지를 꼽았다.
박 시장은 여당이 압승한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촛불 혁명의 과정, 평화의 여정으로의 대전환 과정에서 나온 결실"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국민께서 너무 압도적인 지지를 몰아주신 만큼 민주당으로서는 무겁고 엄중한 책임을 지게 됐다. 저부터 모범적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소수정당 후보들과 관련해 "사실 선거 전에 보자고 했는데 잘 안됐다"며 "정의당, 녹색당, 우리미래당 등 젊고 개성 있는 분들을 모시고 따로 간담회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내세운 참신한 공약 가운데 서울시 정책으로 채택하거나 발전시킬 것이 있는지 확인하는 동시에 소수당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협력하겠다는 취지다.
박 시장은 "선거가 끝나고 이번에 출마한 모든 후보의 공약을 정리해보라고 지시했다"며 "좋은 게 있으면 얼마든지 채택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특히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내세운 신지예 녹색당 후보의 돌풍에 관해 "청소년들이 뽑은 서울시장 후보, 녹색당 1.7%의 득표율에 대한 정치사회적 의미를 깊이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기업, 공공기관 위탁계약 때 성평등·성폭력 대응을 강화하는 '성평등계약제'를 하반기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내년 발표 예정인 '여성안심특별시 4.0'에서는 여성이 각종 범죄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은 물론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근본 대책을 담아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3선 성공으로 여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로 발돋움했다는 평가에는 "당선증에 잉크도 안 말랐다", "저는 목표지향적 삶을 살지 않았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사상 첫 3선 서울시장이라는 시민의 선택에 담긴 뜻이 엄중하다"며 "서울을 1천만 시민의 삶이 빛나는 도시, 꿈이 자라는 도시, 시민이 도시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도시는 시민의 삶을 품는 도시로 만들겠다. 서울의 변화와 꿈이 대한민국의 변화로 이어지게 하겠다. 그것이 현재 서울시장으로서 제 시대적 소명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min2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