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부, '작전중 군인'에 대한 동영상·사진촬영 불허
軍 가혹진압 주시 반정부단체 겨냥…법안 의회 통과시 최대 10년 징역형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군사작전 중인 이스라엘 병사들의 동영상이나 사진을 찍어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이 이스라엘에서 발의됐다.
이를 범죄 행위로 규정하고 5∼1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주축으로 보수·우익정당 위주로 구성된 이스라엘 연정은 17일(현지시간) 이 같은 법안을 통과시켜 의회로 넘겼다.
법안은 이런 행위가 "이스라엘군의 사기를 떨어트리고 국가안보를 저해한다"고밝혔다.
그러나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반정부, 좌파 단체의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목적으로 정부가 의도적으로 만든 법안 같다고 해석했다.
이들 단체가 정부의 허가 없이 아마추어 촬영기사를 통해 동영상·사진을 찍은 뒤 유포함으로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 시 참상을 대외에 알리는 것을 차단하려는 목적인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2016년 바닥에 쓰러진 팔레스타인인을 조준 사살해 파문을 일으켰던 이스라엘 병사 엘로르 아자리아의 행위는 사진으로 촬영됐다.
이스라엘의 한 인권단체 활동가가 찍은 이 사진이 군 법정에서 핵심 증거물로 채택되면서 아자리아는 징역 18개월을 선고받았다.
이 법안의 초안을 성안한 극우 정당 '이스라엘 베이테이누' 소속 로버트 일라토브 의원은 이스라엘 병사들의 언행이 이스라엘 반정부단체, 친(親) 팔레스타인 단체에 의해 비디오, 사진, 녹음으로 기록되는 것을 '우려스러운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병사들 옆에 대기해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가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안은 그러나 주요 언론사 기자들의 촬영은 예외로 했다. 군 당국의 허가와 검열을 거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인권단체 브첼렘(B'Tselem)의 대변인은 이런 법안에 개의치 않겠다면서 "사실을 기록하는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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