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의회, 8월 구제금융 만료 앞두고 추가긴축 법안 통과
연금 삭감·세금 인상 등 규정…아테네서 대규모 항의 시위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오는 8월 장장 8년에 걸친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졸업을 앞두고 있는 그리스 의회가 14일(현지시간) 추가 긴축안을 담은 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리스 의원들은 이날 연금 추가 삭감, 의료 서비스 감축, 세금 인상 등의 조치가 포함된 개혁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54표, 반대 144표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인들이 받는 연금은 내년부터 최대 18%까지 추가로 깎이고, 2020년부터는 면세에 더 엄격한 규정이 적용된다. 그리스는 이런 조치들로 연간 50억 유로를 절감해 재정 흑자 규모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스 의회는 그리스에 대한 채무 부담 완화 등 구제금융 종료 조건이 논의될 오는 21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 장관 회의에 앞서 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국제 채권단은 이번 법안 통과를 그리스 정부의 구제금융 졸업을 위한 선행 조건으로 내건 바 있다.
그리스는 2010년 재정 위기로 국가 부도 직전에 몰린 이래 유럽연합(EU), 국제통과기금(IMF) 등 국제채권단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구제금융을 지급받는 대가로 강도 높은 긴축 정책과 구조 개혁을 시행해 왔다. 현재 진행 중인 총 860억 유로 규모의 3차 구제금융은 오는 8월20일 종료된다.
그동안 총 10 차례 이상 연금 삭감을 감내하며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야 했던 그리스 국민은 추가 긴축 법안 통과에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이날 아테네 시내에는 노동자 약 3천명이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날 아테네 공공 교통 부문도 노동 조건 악화 등에 저항하며 파업을 단행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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