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D-1] 회담결과에 14일 남북장성급회담 성패도 달려

입력 2018-06-11 18:02
[북미회담 D-1] 회담결과에 14일 남북장성급회담 성패도 달려

북미정상회담 성공하면 남북 군사적 긴장완화 논의에도 '탄력'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세기의 담판'으로 불리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는 회담 직후인 14일 개최되는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미정상회담의 핵심의제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은 장성급회담의 핵심의제인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와도 일맥상통해서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11일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 직후 열리는 남북장성급회담은 북미회담의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면 장성급회담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 논의도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이날 국방부 대북정책관인 김도균 육군 소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장성급회담 남측 대표단 명단을 북측에 통지함에 따라 북측도 이에 상응하는 대표단 명단을 곧 알려올 것으로 보인다. 예정대로 장성급회담이 열리면 2007년 12월 이후 10년 6개월 만이며, 회차로는 제8차 회담이다.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릴 예정인 이번 장성급회담에서 남북은 1차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4·27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와 전쟁위험의 실질적인 해소' 방안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문점 선언에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으로 ▲ 상대방에 대한 일체 적대 행위 전면 중지 ▲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적 이용 ▲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 ▲ 군사회담의 정례화 등이 제시됐다. 과거 남북 군사회담 때도 논의된 의제들이며, 남북 견해차가 크고 논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난제들도 포함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오전 9시(현지시간)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시작되는 정상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 체제안전보장'(CVIG)에 전격 합의하면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논의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정상회담에선 큰 틀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가 논의되고, 남북장성급회담에선 판문점 선언의 이행이 논의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면서도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은 바로 이어지는 남북장성급회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북미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만족스러운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면 장성급회담 후속 일정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김 교수는 "북미정상회담이 CVID와 핵탄두 및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조기 반출 문제 등을 놓고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다고 결렬되기보다는 원칙적인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지고 후속회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미정상회담의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고 북측이 남북장성급회담 자체를 취소하거나 연기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ho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