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북미실무회담 "좋은 결실" 기대…김영철 방미 등 예의주시

입력 2018-05-30 11:18
靑, 북미실무회담 "좋은 결실" 기대…김영철 방미 등 예의주시

靑 관계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냐"…섣부른 낙관론은 경계

문 대통령, 외부일정 최소화하고 북미실무회담 상황에 집중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박경준 기자 = 청와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 의제를 비롯해 의전·경호 등을 놓고 북미가 벌이는 실무회담의 추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한반도 운전자론'을 주창해 온 문재인 대통령의 '비핵화 중재' 역할이 결실을 거둘 수 있을지가 며칠 내에 결론을 도출할 북미실무회담 결과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양측의 접촉을 예의주시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27일 김 위원장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북미) 실무협상이 얼마나 순탄하게 잘 마쳐지느냐에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지가 달려있다"고 한 대목은 청와대가 현재 진행 중인 북미실무회담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보여준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30일 기자들을 만나 "(북미실무회담의 구체적) 내용은 모르지만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순조롭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전날 기자들을 만나 "미국과는 매일 소통하고 있다"고 대답한 것을 보면 청와대의 객관적 판단도 긍정적 전망에 무게를 싣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북미 사이에는 청와대의 판단을 뒷받침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활발하게 실무회담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 의제 논의를 위해 북한과 실무회담을 하는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등 미측 협상팀은 이날 오전 서울 숙소를 출발해 판문점으로 향했다.

미측 협상팀은 이틀 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최선희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 등과 장시간 회담하며 비핵화와 체제보장 방안 등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하고 견해차를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월부터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개선을 주도해 온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이날 오후 1시 중국에서 미국으로 떠난다.

김 부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는 가운데 진행 상황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날 수도 있다.

청와대 안팎의 대체적인 의견은 예정된 날짜에 북미정상회담을 열려면 늦어도 다음 주까지는 큰 틀의 합의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예정대로 북미정상회담이 치러질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일부에서는 감지된다.

그러나 잠재된 변수가 돌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섣불리 북미 실무회담의 결과를 예단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북한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26일 두 번째 정상회담 이후에도 관영 매체를 통해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여종업원 송환 문제를 거론하는 중이다.

비핵화 협상의 '판'을 깨지는 않더라도 북한이 지난 16일 '맥스선더' 한미공중연합훈련 등을 문제 삼아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했던 점을 고려하면 남측에 어느 정도의 성의 있는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북미 간 협상 상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도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며 "지속해서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바다의 날 행사 참석을 고려했다가 이를 취소하는 등 외부일정을 최소화한 것도 북미 간 대화의 진행 상황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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