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풍계리 핵실험장 2~4번 갱도, 내부서 입구까지 각각 3곳 폭파

입력 2018-05-25 14:34
수정 2018-05-25 14:42
北풍계리 핵실험장 2~4번 갱도, 내부서 입구까지 각각 3곳 폭파



재사용 어려울 듯…3번도 주갱도 외에 가지갱도 이중구조 확인



(풍계리·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김호준 김효정 기자 = 북한이 24일 한국·미국·중국·러시아·영국 5개국 취재진에게 공개한 풍계리 핵실험장 지도를 보면 북쪽의 2번 갱도와 남쪽의 3번 갱도는 주 갱도와 가지 갱도 이중구조로 이뤄져 있었다.

특히 2~6차 핵실험이 실시된 2번 갱도는 주 갱도에서 5개의 가지 갱도가 갈라져 나온 형태였다. 핵실험이 실시된 바 없는 3번 갱도는 주 갱도에서 2개의 가지 갱도로 갈라졌다.

1차 핵실험이 실시된 동쪽의 1번 갱도와 핵실험이 실시된 바 없는 서쪽의 4번 갱도는 가지 갱도 없이 주 갱도로만 이뤄져 있었다.

우리 정보당국은 2번 갱도에서 실시된 5차례의 핵실험은 주 갱도에서 이어진 가지 갱도에서 진행됐을 것으로 추정해왔는데 북한이 공개한 핵실험장 지도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가지 갱도는 북한이 공개한 지도상에는 직선으로 그려져 있으나, 정보당국은 낚싯바늘 모양으로 구부러져 가장 안쪽에 핵폭발이 이뤄지는 기폭실이 있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위원은 25일 이에 대해 "1, 2번 갱도, 적어도 1번 갱도는 (기폭실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낚싯바늘형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도에는) 모두 직선으로 돼 있다"며 "실제 갱도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보당국은 각 갱도의 길이가 1㎞ 이상일 것으로 추정했는데 지도상에선 길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은 1차 핵실험 이후 폐기된 1번 갱도를 제외한 2, 3, 4번 갱도를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북한이 공개한 지도상의 폭파지점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갱도 내부부터 입구까지 갱도별로 3개 지점에서 폐기를 위한 폭파가 이뤄졌다.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는 전날 취재진에게 "폭파방법은 내부부터 폭파한 뒤 입구를 마지막에 폭파해서 완전히 막는다"고 설명했다.



단지 입구만 막은 것이 아니라 갱도 내부까지 폭파해 붕괴시켰다면 재사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갱도 내부의 기폭실까지는 폭파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완전한 의미의 폐기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이 연구위원은 "3, 4번 갱도의 경우 기폭실을 폭파해야 핵실험을 안 한다는 표시가 된다"며 "중간에 통로를 막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완전한 폐기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갱도별 용도에 대해서는 1번 갱도는 기초실험, 2번 갱도는 위력증가용, 3번 갱도는 차기 전술핵무기, 가장 길이가 긴 4번 갱도는 수소폭탄 실험용일 것으로 각각 추정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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