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빨간사춘기 "자기복제? 생활 변하니 음악도 달라져"
새 앨범 '레드 다이어리 페이지.2'에 록사운드 가미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여성듀오 볼빨간사춘기(안지영 23, 우지윤 22)는 지난달 데뷔 2주년을 맞았지만 짧은 기간 대중에게 뚜렷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앨범마다 음원차트 지분을 챙기는 저력, 콧소리가 간지러운 보컬 안지영의 상큼한 음색, 예쁜 가사와 사랑스러운 포크 계열 사운드, 두 멤버의 풋풋한 캐릭터….
8개월 공백 끝에 볼빨간사춘기가 다시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들은 24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새 앨범 '레드 다이어리 페이지.2'(Red Diary Page.2) 쇼케이스를 열고 변화를 가미한 새 음악을 들려줬다.
이번 앨범은 지난해 9월 발표한 '레드 다이어리 페이지.1'에 이은 신보. 전작에서 '썸 탈꺼야'와 '나의 사춘기에게'를 히트시키며 지난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 여러 개 트로피를 안은 이들은 이번에도 전곡의 작사·작곡에 참여해 각기 다른 장르의 더블 타이틀곡을 내세웠다.
그중 '여행'은 트로피컬 하우스와 록을 가미해 청량감이 넘치는 노래로 새로운 시도가 엿보인다. 공백기 동안 여행을 다니면서 음악적인 영감을 얻었다는 두 멤버 이야기처럼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떠나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곡이다.
안지영은 "일상에 지쳐있을 때는 여행을 가 자신을 찾자는 취지로 작년 10월에 곡을 만들었다"며 "많은 청춘이 이 곡을 듣고 여행을 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여름에 어울리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또 다른 타이틀곡 '바람사람'은 소녀 감성 가득한 이들의 음악 연장선에 있는 노래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드랍게 부는 바람에 빗댄 노랫말이 예쁘다.
전반적으로 앨범은 밴드 사운드가 강해졌다. 수록곡 '안녕, 곰인형'도 강렬한 록 기타 사운드가 도드라진다.
안지영은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자기 복제'란 일부의 평가로 인한 '의식적인 선택'인지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저희가 늘 '기다려주세요, 언젠가는 바뀌게 되겠죠'란 얘기를 했어요. 듣는 노래와 만나는 사람이 달라지고, 생활이 바뀜으로써 변화가 생기니 저희는 쓰고 싶은 대로 만들었는데 새로운 곡이 나왔죠. 물론 어디에 얽매이기보다 새로운 걸 하고 싶었던 욕구는 있었죠. 하지만 자연스럽게 우리가 만드는 방향이 그렇게 됐어요."(두 멤버)
이런 설명처럼 두 멤버는 평소 자유롭게 음악 작업을 한다.
안지영은 "대표님께도 안 들려주고 차곡차곡 모아둬 '여행' 같은 곡이 엄청 많다"고, 우지윤은 "힙합을 쓰고 싶으면 비트를 찍어 작업하고, 우리 앨범 작업 기간에는 어쿠스틱 기타를 잡는다"고 말했다.
씩씩한 답변에선 전작 성공으로 인한 부담보다 새 음악에 대한 설렘이 더 큰 듯 보였다.
우지윤은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부담감보다는 우리답게 '재미있게' 음악을 해보자고 했다. 우리다운 음악을 했을 때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지영도 "늘 열심히 하면 (대중이) 좋아해 주신 것 같다"며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는 게 부담감을 없애는 길 같다"고 말을 보탰다.
이들은 이번에도 음원차트 1위를 하면 여행지에서 깜짝 '버스킹'(거리에서 연주하고 노래하는 것)을 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안지영은 "그간 버스킹을 많이 했는데 여행지에서 불시에 버스킹을 하겠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불국사 다보탑과 성산 일출봉 등 다 괜찮으냐"고 묻자 그는 흔쾌히 "그렇다"며 웃었다.
앨범 발매와 함께 이들은 7월 14~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세 번째 콘서트 '여행'을 개최한다. 그간 400석, 800석, 1천500석 등 차츰 공연 규모를 넓힌 이들은 이번엔 3천석 무대에서 이틀간 공연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두 멤버는 "데뷔 2주년을 맞아 합정역 전광판에 우리 사진이 걸렸다"며 "팬들이 '음악 해줘서 고맙다'고 응원해줬는데, 그걸 보니 '2년간 잘 달려왔구나' 하고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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