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30] 광역단체장 판세 (영남권)

입력 2018-05-13 07:01
[지방선거 D-30] 광역단체장 판세 (영남권)

부산·울산, 민주당 거센 도전에 한국당 '흔들'

경남, 전국 최대 격전지 부상…TK '보수 보루' 지킬지 관심

(부산·창원·대구·울산=연합뉴스) 이종민 장영은 황봉규 이덕기 기자 =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간에 가장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곳이 영남권이다.

부산과 울산에서는 민주당이 대선의 여세를 몰아 20여 년간 한나라당-새누리당-한국당으로 이어진 보수당의 지방 독점권력을 끊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경남에서는 '드루킹 사건'에 휘말린 민주당 김경수 후보, 한국당 김태호 후보 간의 경쟁이 한 치의 양보 없이 치열하다.

지난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의 득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크게 앞선 대구·경북(TK)은 지방선거에서도 보수의 보루로서 굳건함을 보여줄지 관심을 끈다.

◇ 부산 - 4번째 도전 오거돈 vs 재선 노리는 서병수…'리턴매치'

부산시장 선거는 민주당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한국당 서병수 현 시장 간 리턴매치 결과가 주목된다.

바른미래당 이성권 후보, 정의당 박주미 후보, 무소속 이종혁 전 한국당 최고위원이 출마했지만, 선거전의 관심은 '오거돈 대 서병수' 재격돌이 어떤 결과를 낼지에 사실상 집중된다.



오 후보는 이번이 4번째 부산시장 도전이다.

지난해부터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가 서 후보를 매번 오차범위 밖에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나 3전 4기를 실현할 수 있을지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오 후보는 49.34%를 얻어 서 후보(50.65%)에 불과 1.31%포인트 차로 석패했다.

이번에는 당 지지율이 높은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하는 만큼 당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예전보다 높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판세 분석이다.

오 후보가 당선되면 부산에서는 1995년 처음 시작한 민선 지방선거 이래 23년 만에 진보 계열 당 소속 후보의 첫 당선 사례가 된다.

서 후보 측은 아직 판세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보면서도 선거 종반에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 민생 현장의 표가 서 후보에게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울산 - 8전9기 민주당 송철호 도전, 한국당 김기현 재선 관심

울산시장 선거는 여당 프리미엄을 업고 9번째 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송철호 후보와 재선에 도전하는 한국당 김기현 후보 간 빅매치가 전개된다.

울산은 한국당이 철옹성처럼 지켜온 정통 보수 텃밭이다. 이번 선거에서 이 구도가 깨질지가 최대 관심사다.

여기에 민중당 김창현 예비후보와 바른미래당 후보가 가세, 4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은 아직 후보를 확정하지 않았다.

민주당 송 후보는 1992년 이후 울산시장, 국회의원 등 8번 선거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한 인권변호사임을 내세우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변호사·판사 출신인 한국당의 김 후보는 3선 국회의원, 울산시장 등 경험을 두루 갖추고 송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젊다는 점을 승부의 전략으로 띄웠다.

송 후보는 자신이 대표인 법무법인 '정우'가 최근 불법 고래고기 유통 사건과 제주도 부동산 사기사건의 피의자들을 각각 변호한 것이 알려지면서 난관을 만났고, 김 후보는 동생과 비서실장 등 주변인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힘겨운 선거운동을 예고하고 있다.

◇ 경남 - 대통령의 '최측근' 김경수 vs '선거 달인' 김태호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민주당 김경수 후보에 맞서 선거의 달인 한국당 김태호 후보가 격돌한 경남지사 선거는 전국 최대 격전지로 분류될 만큼 초반 선거 판세를 장악하려는 두 후보의 기세가 무섭다.

여기에 바른미래당이 젊은 벤처기업가 김유근 후보를 내세우면서 출마 후보가 모두 성이 김 씨인 이른바 '김(金)의 전쟁'에 돌입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초반 기세는 '드루킹 사건'에 휘말렸음에도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의 대형 이슈를 선점한 김경수 후보가 김태호, 김유근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태호 후보 측은 남북정상회담 효과와 홍준표 당 대표의 막말 논란 등으로 초반 판세에서 다소 밀리지만 현장 선거에 강한 만큼 곧 반격의 기회를 가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대구 - 민주 "김부겸 승리 재연", 한국 "이변은 없다"

대구시장 선거는 민주당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불출마를 선택하면서 선거 관심도가 한풀 꺾인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깃발을 꽂은 김 장관의 승리를 재연하자며 표밭을 일구고 있다.

임대윤 전 당 최고위원, 이상식 전 총리실 민정실장, 이승천 전 국회의장 정무수석이 결선까지 가는 경선 끝에 임대윤 후보가 공천장을 거머쥐고 본격적인 민주당 세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권영진 현 시장이 경선에서 비교적 큰 표 차이로 승리해 재선을 노리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새로운 대구를 열자는 사람들' 김형기 상임대표를 내세웠다.

◇ 경북 - 민주 "이번엔 다르다", 한국 "보수 텃밭 이상 없다"

경북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파동 속에서도 보수 세력의 텃밭 역할을 톡톡히 한 곳이다. 대선 때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세를 얻은 문재인 대통령도 경북에서는 홍준표 대표에게 큰 표 차이로 패했다.



이 같은 표심이 6월 지방선거에도 이어져 보수 진영의 자존심을 지킬지가 관심이다.

민주당은 오중기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일찌감치 후보로 낙점했다. 민주당 불모지나 다름없는 만큼 조기에 후보를 확정해 경쟁력을 높이도록 했다.

한국당에서는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전 끝에 이철우 의원이 후보로 확정됐다.

바른미래당에서는 권오을 전 의원이 개혁보수세력 확장을 기치로 지지세 확대에 나섰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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