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미얀마 玉광산 비극…대형 매몰사고 빈발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세계 최대 옥(玉) 생산국인 미얀마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대형 매몰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일간 미얀마 타임스는 최근 북부 카친 주(州) 파칸트의 옥 광산에서 발생한 산사태 사망자가 20명에 이른다고 7일 보도했다.
파칸트 출신 하원의원인 틴트 소에는 "지금까지 매몰현장에서 20명이 사망했다. 16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4명은 병원 치료 중 사망했다"고 말했다.
사고현장에는 더 많은 사람이 매몰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산사태 위험 때문에 당국의 매몰자 수색작업은 6일 종료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질 좋은 옥이 생산되는 미얀마 북부에서는 대규모 광산 매몰사고가 거의 매년 발생한다. 그때마다 저임금의 광부들과 옥을 찾아 산더미처럼 쌓인 흙더미를 뒤지는 마을 주민들이 희생된다.
2015년 11월에는 폐광석 더미가 무너져 내리면서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 2016년 1월에는 40명, 5월에도 100명이 넘는 인부들이 토사 붕괴로 목숨을 잃었고, 같은 해 12월에도 50여 명의 사망자를 낸 매몰사고가 있었다.
특히 광산업자들이 채굴 규모를 늘리기 위해 대형 중장비를 동원하기 시작한 2005년부터 수십 명, 많게는 100명 이상이 한꺼번에 매몰되는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광산은 대부분 군부와 유착한 재벌이나 전직 군부 고위층이며, 옥을 팔아 벌어들이는 수익 대부분이 군부로 흘러들어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부패 감시기구인 글로벌 위트니스는 2014년 미얀마에서 생산된 옥의 가치가 310억 달러(약 37조 원)에 달하지만, 옥 생산을 통해 생긴 수익은 대부분 군부와 전직 군부 인사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군부는 버려진 옥 원석을 찾기 위해 광산에 들어가려던 떠돌이 광부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가 하면, 광산과 군부의 관계를 파헤친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도 중단시켜 논란을 빚기도 했다.
현지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들은 업계와 당국이 옥 광산의 엄청난 경제효과만 고려한 안일한 대처로 위험천만한 채굴 관행을 규제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카친주 개발네트워크그룹의 트사 지 연구원은 "정부가 광산 사고를 줄이고 환경훼손을 막기 위한 계획을 세웠지만, 광산에대한 이해가 없이 관련법을 만들어 개발 업체들의 엄청난 환경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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