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공습에 OPEC 감산까지…"국제유가 80달러 찍을 수도"
투자은행들 유가 전망치 상향…對이란 제재 등 리스크 줄줄이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산유국의 감산 행렬에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겹치면서 안 그래도 치솟던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란을 겨냥한 미국의 제재까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투자은행들은 속속 유가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15일(이하 한국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지난 13일자 보고서에서 서방 국가의 시리아 내전 개입, 이란을 겨냥한 미국과 유럽연합의 제재가 가시화하면서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가 배럴당 8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시리아 사태에 이어 이란 제재 가능성이 부상하는 점이 올해 여름 유가를 끌어올릴 리스크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유가 적정선을 배럴당 80달러로 제시한 바 있다.
사우디 정부 관리들은 지난달 OPEC 회원국 및 석유시장 관계자들에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사우디의 권력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유가 띄우기' 발언과 부합하는 것이다.
빈살만 왕세자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유가 강세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달 들어 중동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브렌트유는 3년여 만의 최고치를 보이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의 6월물 가격은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지난 14일 오전 1시께 배럴당 72.83달러에 거래돼 2014년 12월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는 한주 사이에 8.2% 오른 것이기도 하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 가격도 1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67.39달러에 거래를 마쳐 한주 만에 8.6% 뛰었다.
이는 미국이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을 이유로 '응징'을 예고해온 데 따른 것으로, 14일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가 시리아 공습을 현실화하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유가에 한층 상승 압박을 가하게 됐다.
또 다른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도 13일자로 올해 유가 전망을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2018년 브렌트유 평균 가격 전망을 배럴당 60달러에서 71달러로 끌어올렸고, 서부텍사스산 원유도 56달러에서 66달러로 조정했다.
이는 유가 전망치를 각각 18% 올려 잡은 것이다.
내년 브렌트유 가격 전망도 기존 60.75달러에서 70달러로 올렸고, 서부텍사스산 원유도 58달러에서 65달러로 상향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올해 남은 기간 국제 원유 재고가 빠듯해질 것으로 보고 올해 유가 전망을 조정했다"면서 "2019년에도 유가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원유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경고음을 내놨다.
IEA는 13일자 보고서에서 OPEC이 2016년 주도한 산유국 감산 목표가 사실상 거의 달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원유 생산이 이처럼 제한되면 시장에 공급 부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OPEC의 지난달 원유 생산은 하루 3천196만 배럴에 그쳐 전월보다 20만 배럴 줄었다.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멕시코, 카자흐스탄 등 비회원 산유국은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고자 지난해 1∼6월 하루 18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으며, 이후에도 합의를 연장해 올해 말까지 감산을 유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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