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국내 제작 영화 25년만에 바그다드서 상영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라크 국내에서 제작된 '국산 영화'가 이달 초부터 바그다드 극장에서 25년 만에 처음으로 상영 중이라고 알자지라 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라크 유명 영화감독 무함마드 알다라지가 제작한 이 영화는 지난해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출품된 '여정'(Journey)이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이 영화는 내전과 종파 간 폭력을 겪는 이라크 여성 사라의 고된 삶을 사실주의적 시각으로 그렸다. 2006년 바그다드의 기차역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시도했던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했다.
알다라지 감독은 이 방송에 "영화 '여정'을 통해 이라크를 파괴한 전쟁 속에서 냉철한 도덕적 관점을 제시했다"며 "이라크 영화는 (사담 후세인 정권의) 금지와 제재를 거쳐 전쟁, 점령, 종파적 유혈사태에 이어 이슬람국가 사태를 거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라크 영화는 이제 되돌아 왔다"면서 "이라크인으로서 한계를 넘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시점이고 이것이 우리가 찾았던 희망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라크는 한때 중동에서 이란과 함께 영화 산업의 선두 주자였다.
그러나 사담 후세인 정권 말기였던 1990년대 후반부터 정부가 제작하는 홍보영화를 제외한 민간 영화 제작을 사실상 금지했다. 후세인 정권이 퇴출당한 2003년부터 현재까지 폭력 사태가 이어져 이라크에서 영화를 거의 제작할 수 없었다.
바그다드의 극장에서는 국내 영화 대신 미국 할리우드와 이집트에서 수입한 영화를 주로 상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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