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약품, 감사위원 선임 부결…'섀도보팅 폐지' 영향 첫 사례(종합)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의결권 대리행사제도인 섀도보팅(shadow voting) 폐지 여파로 주주총회에서 의결정족수가 미달해 주요 안건이 부결된 첫 사례가 나왔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영진약품[003520]은 9일 공시를 통해 이날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 3인에 대한 선임 안건이 의결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영진약품은 주총 개최 요건은 충족했지만 감사위원 선임 안건 통과에 필요한 '의결권 있는 주식의 25% 이상 찬성'을 충족하지 못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영진약품의 감사위원 선임 안건 부결은 섀도보팅 제도 폐지 이후 의결정족수 미달로 주총에 차질이 빚어진 첫 번째 사례"라고 말했다.
이날 감사위원 선임안건 부결은 감사와 감사위원 선임 시 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 룰' 때문이다.
최대주주가 3% 이상 지분을 가져도 초과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섀도보팅 제도가 지난해 말로 폐지된 이후 올해 주총 시즌부터 소액 주주가 많은 회사는 의결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영진약품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최대주주인 KT&G[033780]가 지분 52.45%를 가지고 있고 소액주주 비율이 47.53%에 이른다.
영진약품은 감사위원 선임 외에 이재준 신임 대표이사 등 이사선임과 재무제표 승인, 이사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다른 안건은 원안대로 의결했다.
영진약품은 "이번 주총에서 감사위원 선임 안건 통과를 위해 주총 분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전자투표 및 의결권 대리 권유 공시 등 의결권 확보 노력을 기울였지만 부결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이어 "이른 시일 안에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감사위원을 선임하도록 하겠다"며 "상법에 따라 다음 주주총회 때까지는 현 감사위원이 업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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