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동생 살해' 혐의 50대 국민참여재판 1심서 무죄 선고받아
法 "살해 간접증거 있지만 혐의 인정할 증명에 이르지 못해"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자신의 친동생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안성준 부장판사)는 6일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A(57) 씨에게 배심원들의 평결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9월 3일 서울 양천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함께 살던 동생(당시 53세)과 다툼을 벌이다 흉기로 동생의 복부와 다리 등을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A 씨가 과거 폭력 전과가 있고 알코올중독 등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점, 작년 6월부터 동생이 일하지 않고 집에서 술만 마시자 A 씨가 이를 못마땅히 여겨 동생을 때린 적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A씨가 범행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A 씨 측 변호인은 "평소 동생과 사이가 나쁘지도 않았고, A 씨가 자다 일어나 보니 동생이 숨을 꺽꺽거려 밖으로 뛰쳐나가 경찰 등에 도움을 요청했을 뿐이다. 동생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지 못한다"고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A 씨 측은 현장 인근에 주차돼 있던 차량 블랙박스 기록과 몸싸움 흔적이 없었다는 관계자 증언, 자살 혹은 타살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는 부검의 의견 등을 제시하며 "피해자가 혼자 술을 마시다 자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부검 감정서에 기재된 내용을 고려할 때 피해자가 만취한 상태라 의사 결정이 어려웠고, 자해 가능성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공소 사실과 깊은 관련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A 씨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지고 타살 가능성을 보이는 간접증거가 있기는 하지만 살인 혐의를 인정할 만한 증명에는 이르지 못했다"면서 "검찰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 청구를 기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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