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선수 대신 국기 흔들자'…러시아 팬 뜨거운 응원열기
(강릉=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들이 잃어버린 국기를 팬들이 더 열정적으로 흔들고 있다.
14일 러시아에서 온 선수들(OAR)과 슬로바키아의 남자 아이스하키 조별리그 B조 1차전이 열린 강원도 강릉하키센터는 러시아 팬들의 뜨거운 응원 열기로 가득 찼다.
러시아 팬들은 경기 내내 미친 듯이 국기를 흔들며 응원 구호를 외쳤다. 한 국기에는 '러시아는 거대한 힘을 가진 강대국이다'라고 러시아어로 써 있었다.
러시아를 상징하는 동물인 곰으로 분장한 팬과 '셀카'를 찍으려고 한국 관중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상당수의 러시아 팬들이 2014 소치 대회 때 러시아 유니폼을 입고 응원을 펼쳤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의 참가를 불허하지 않았다면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이 착용했을 유니폼을 입은 팬들도 있었다.
러시아는 국가적 차원의 도핑 스캔들을 일으켜 IOC로부터 평창올림픽 참가 자격을 박탈당했다.
대신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한 선수만 개인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이들은 국가명과 국기가 부착된 유니폼 대신 'OAR'와 올림픽 오륜기가 붙은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시상식에서도 러시아 국기 대신 오륜기가 올라가고 있다.
IOC 결정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러시아 팬들이 경기장에서 '애국심'을 더 열정적으로 표출하는 모양새다.
15일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서 러시아 팬들은 함께 입장권을 사 관중석 한쪽에 한데 모여 큰 소리로 응원하는 경향이 있으며, 유난히 국기를 많이 들고 다닌다.
러시아 팬 올가 사비노바는 AP와 인터뷰에서 "많은 러시아 선수들이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평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는 진정한 챔피언이 아니다"라면서 "(IOC 결정이) 대회의 격을 떨어뜨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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