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김여정은 '북한의 이방카'…한국인들 마음을 사로잡다"
CNN "올림픽 '외교 댄스' 금메달…하루 동안 사람들 심금 울려"
전문가, 결국 전체주의 지도자…경계 필요성 지적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북한의 이방카 트럼프가 한국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로 방남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행보를 소개하며 이같이 평가했다.
WP는 "북한의 '정치 공주'이자 '퍼스트 시스터'인 김여정이 한국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권력이나 부를 드러내지 않았다"며 단순한 옷차림과 화장기가 거의 없는 얼굴, 수수한 머리핀 장식 등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나이조차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수수께끼 같은 김여정은 방남 기간 내내 입을 다문 '모나리자 얼굴'로 사람들이 몰린 곳에서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 데 가까스로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김여정은 취재진이 방남 소감을 묻는 말에 답하지 않은 채 미소만 지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도 김여정의 발언 장면은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다.
미국 CNN 방송도 '김정은의 여동생이 올림픽에서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제목 기사에서 "이번 올림픽에 '외교 댄스' 부문이 있다면 김정은의 여동생이 금메달 후보"라고 보도했다.
CNN은 이어 "김여정은 미소와 악수, 대통령 방명록에 남긴 따뜻한 메시지로 평창올림픽 참석 단 하루 동안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고 소개했다.
또한, 김여정을 "북한의 이방카"로 지칭하며 북한이 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할 예정인 이방카를 의식해 고도로 계산해 내놓은 대답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전국위원회 창립자인 밸비나 황 조지타운대 방문교수는 "김여정은 (이방카에 대한) 완벽한 상대"라고 CNN에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그렇게 미치고 이상한 구 냉전 국가가 아닐뿐더러 능력 있고 미래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젊은 여성들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고 해석했다.
CNN의 이러한 보도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대변인 얼리사 파라는 "북한의 기록을 눈가림하지 말아라"라고 경고했다고 더힐이 전했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 북한의 회유책에 넘어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WP와의 인터뷰에서 "김여정은 사람의 얼굴을 한 전체주의"라며 "호의를 얻지 못한 국가의 친선대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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