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부담에 눌려서…한은 "소비회복 더딜 전망"(종합)

입력 2018-02-08 15:40
가계빚 부담에 눌려서…한은 "소비회복 더딜 전망"(종합)

"최근 소비회복세 과거보다 약해…견실한 경제성장 흐름은 지속"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한국은행은 소비회복세가 과거보다 약하고 앞으로도 가계부채 상환 부담에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그럼에도 국내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견실한 성장 흐름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수출과 투자의 견조한 증가세와 주요국의 완만한 금리인상, 확장적 재정 운용 등이 배경이다.



한국은행은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중 '우리나라 경기회복기 특징 및 시사점'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경기 저점인 2016년 4분기 이후 수출과 투자는 과거 경기회복기 평균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는 약하다고 판단했다.

소비는 작년 3분기까지 3개분기 동안 2.3% 증가했다. 과거 1989년 이후 6차례 경기 회복기 때는 같은 기간 최저 3%(2005년 2분기 이후), 최고 10% 이상(1998년 3분기 이후) 개선됐다.

소비는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 등으로 앞으로도 예전보다 회복 속도가 더딜 소지가 있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한은 허진호 부총재보는 기자설명회에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여전히 규모가 크고,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다 보니 소비 여력이 많지 않은 상황이 지속돼서 과거 경기 회복기에 비해 소비가 성장 기여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설명했다.



한은은 최근 경기회복은 세계 경기회복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 우리나라 경기 회복기가 글로벌 경기 상승과 맞물리면 강도가 더 강하고 기간도 길었다. 6번 중 4번이 세계 경기회복 국면과 일치했다.

한은은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축소해나갈 것으로 봤다.

통화정책 충격이 경기회복세를 약화시킬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예상했다.

과거 글로벌 경기회복기에는 주요국이 완화정도 축소에 나섰고 정책기조 전환 후에 금리를 빠르게 큰 폭으로 인상했다.

한은도 작년 11월 금리인상 후에는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 추가 조정여부를 신중히 판단한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한은은 정부 중기재정계획을 보면 재정정책이 당분간 확장적으로 운용되고, 이는 경기회복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전 경기회복기에는 대체로 긴축재정 정책을 펼쳐서 재정수입 증가율이 높아지며 재정수지가 개선됐다.



한은은 과거 경기회복기에도 글로벌 경기회복을 바탕으로 수출과 투자확대가 경기를 끌어올렸으며 소비는 회복이 완만하고 증가폭도 상대적으로 작았다고 분석했다.

근원물가는 경기회복 국면 진입 후에 시차를 두고 오름세가 확대됐고 경기수축 국면 전환 후에도 일정기간 흐름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또, 민간신용 확대와 주택가격 상승도 대체로 동반했다고 덧붙였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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