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장관이 北 대변인이냐" vs "색깔공세 유감"
대정부질문 설전…한국당 안상수·국민의당 이언주 공세, 與 최인호 응수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설승은 이슬기 기자 = 국회에서 5일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정부의 대북정책을 겨냥해 "총리·장관이 북한의 대변인이냐"고 공격하고, 여당은 "색깔론을 자제하라"고 맞받아치며 설전이 벌어졌다.
우선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향해 "북한이 열병식 날짜를 (평창올림픽 개막일 전날인 8일로) 의도적으로 최근에 변경했다"며 "왜 정부는 가만히 있나"라고 추궁했다.
조 장관은 이에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변경을) 한 것이냐는 것은 판단을 (해봐야 한다). 북한이 김정은 체제를 구축하면서 나름대로 정상 국가화를 해나가고, 그래서 그렇게 (열병식을) 추진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거듭 "북한은 우리 보란 듯이 우롱하면서 열병식 날짜를 정했다"며 "올림픽은 올림픽, 열병식은 열병식이다. 중지를 요구하거나 항의를 하겠나"라고 물었다.
이에 조 장관은 "현재 정부는 그런 것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대한민국 장관이 북한의 대변인이냐"라고 물었고, 조 장관은 "그런 표현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하면서 장내가 술렁거렸다.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의원을 향해 "왜 막말을 하느냐"는 항의가 터져 나왔고, 소란이 계속되자 정세균 국회의장은 "정리를 해달라"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후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의 질의에서도 비슷한 설전이 벌어졌다.
안 의원은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북한이 물론 올림픽에 참석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요란하게 과외활동을 하면서 국제사회를 호도하려는 의도가 있나 걱정이 된다"고 질의했다.
이 총리가 "반대로 북한이 500명 이상의 사람들을 자유대한민국에 보낸다는 것이 체제 부담으로 볼 때는 북한 쪽이 (부담이) 더 클 수도 있지 않나"라고 답했다.
그러자 안 의원은 "그런 시각도 있지만, 북한 대변인이신 것 같다"고 말했고, 이 총리는 "그럴 리가 있느냐. 북한 체제의 부담을 얘기하는데 북한 대변인일 리가 있느냐"라고 반박했다.
야당 의원들의 이런 공세에 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강력히 항의했다.
최 의원은 자신의 차례에 맞춰 단상에 나오자 마자 "대정부질문을 하기에 앞서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통일부 장관을 향해서도, 총리를 향해서도 북한의 대변인 같다고 하는데, 대체 대한민국 국회에서 어떻게 이런 색깔공세를 할 수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항의가 나오자 최 의원은 "제발 좀 자중해 달라"라고 큰 소리로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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