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단계 해외여행 위험경보 시스템 가동…'북한은 여행말라'

입력 2018-01-11 16:50
미국, 4단계 해외여행 위험경보 시스템 가동…'북한은 여행말라'

외신들 "의외의 분류도 있어 낮은 등급 국가 자극 우려"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미국 국무부가 10일(현지시간) 자국민의 해외여행과 관련해 국가별 위험 수위를 알려주는 새로운 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미국 CNN 방송과 AFP 통신 등 외신이 이날 전했다.

이 시스템에 따라 각국은 4단계로 분류된다.

통상적인 예방만 하면 되는 최상위 1단계부터, 주의를 더 기울여야 하는 2단계, 여행하는 것을 재고하라는 3단계, 여행하지 말라는 최하위 4단계까지 있다.



미 국무부가 여행을 금지할 수 있는 4단계 국가에는 북한을 포함해 11개국이 지정됐다.

지난해 8월 여행금지 조치를 한 북한 외에는 아프가니스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이란, 이라크, 리비아, 말리, 소말리아, 남수단, 시리아, 예멘이 있다.

미 국무부는 이 같은 새로운 시스템은 자국민에게 국가별 위험을 명확하게 알려주기 위한 것으로 해당 국가의 치안 상황 등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의외의 결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우즈베키스탄은 1단계로 분류된 반면 미국의 서유럽 주요 동맹국인 영국, 독일, 프랑스, 벨기에 등이 2단계로 지정됐다.

미 국무부는 서유럽 국가들을 2단계로 지정한 것은 최근 여행객이 붐비는 지역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의한 테러 공격이 있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최근 몇 주간 적어도 15명의 유엔 평화유지군이 살해됐고, 지난해 미국과 스웨덴 유엔 감시단원이 숨진 채 발견됐던 민주콩고공화국도 이들 국가와 같은 2단계로 분류됐다.

치안이 불안한 멕시코도 2단계에 포함됐다. 다만 마약 카르텔 폭력 사태로 인해 피해야 할 지역들이 명시됐다.

외신들은 또 수도 아바나에서 주재하던 미국 공관 직원들이 잇따라 괴질환에 시달리자 지난해 9월 여행하지 말라고 경고했던 쿠바를 4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한 것도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러시아도 테러와 괴롭힘 위험을 들어 3단계 범주에 넣었다.

외신들은 미국 여행 경보 시스템은 오랫동안 논란이 돼 왔고, 일부 국가는 미국이 위험을 과장해 관광산업에 타격을 입혔다는 불만을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도 이 같은 반발을 의식한 듯 "이것은 정치적인 문서가 아니다"면서 "대사관에 해당국의 여행 권고 수준을 상향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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