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비정규직 하청노동자 정규직 전환" 판결 확정
대법 "금호타이어가 구체적 업무수행 지휘·명령…도급 아닌 파견"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금호타이어의 비정규직 하청노동자 87명이 정규직 지위를 확인받기 위해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6일 박모씨 등 금호타이어 협력업체 직원 87명이 금호타이어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금호타이어의 작업현장에 파견돼 금호타이어로부터 직접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 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관련 법리를 오해한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금호타이어는 협력업체와 도급계약을 맺고 협력사 직원들이 광주·곡성 공장에서 제품 선별과 하역, 포장 등의 업무를 하도록 했다.
하지만 관할 노동청이 2009년 일부 하도급노동자들에 대해 "외형은 도급이지만 실제는 근로자 파견에 해당한다"며 시정지시를 내리자 이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하지만 박씨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파견이 아니고 도급에 해당한다'며 정규직 전환을 거부하자 박씨 등은 소송을 냈다.
1심은 "박씨 등이 속한 하도급 업체들이 독자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면서 근태 관리, 임금 지급 등을 했다"며 정규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반면 2심은 "금호타이어는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해 지휘·명령을 했고 그 내용과 빈도에 비춰 (단순) 업무 범위의 지정보다는 구체적인 업무수행에 관여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이 2심 판결이 옳다고 판단하면서 금호타이어 하도급노동자들은 6년여의 소송 끝에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한편 대법원은 금호타이어 하도급노동자 45명이 같은 취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도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이밖에 다른 하도급노동자 376명이 낸 소송도 하급심 및 대법원 선고를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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