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헝가리 언론기금' 추진에 헝가리 "美 지원은 내정간섭"

입력 2017-11-16 00:41
美, '헝가리 언론기금' 추진에 헝가리 "美 지원은 내정간섭"

미 대사 초치해 항의…미·유럽 "헝가리 언론다양성 훼손"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미국과 헝가리가 언론 자유 문제로 날을 세우고 있다.

미국이 14일(현지시간) 헝가리에서 언론인 재교육, 장비 조달 등에 쓰일 수 있도록 70만 달러(7억6천만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히자 헝가리 외무부는 15일 주헝가리 미국 대사를 소환해 항의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작년, 올해 법률 개정을 통해 합법적으로 주요 언론사의 지분을 측근들에게 넘겼다.

작년 10월에는 오피무스라는 미디어그룹이 헝가리 최대 미디어 기업인 미디어웍스를 인수했는데, 오르반 총리와 가까운 기업인이 올해 3월 오피무스 지분 16.9%를 인수하면서 사실상 미디어웍스를 장악했다.

미디어웍스는 오피무스에 넘어가기 전 좌파 성향의 최대 일간지인 넵사바드사그 발행을 갑작스럽게 중단했다.



유럽의 인권, 언론 자유 문제 등을 다루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헝가리의 미디어 다양성이 위축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내년 4월 총선 일정이 잡혀 있는 헝가리에서는 정부가 선거를 염두에 두고 언론을 장악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선거 개입 논란을 의식해 선거가 끝난 내년 5월부터 기금을 쓸 수 있다고 밝혔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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