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막내' 이승훈-정재원…매스스타트·팀추월 '환상 호흡'

입력 2017-11-12 09:56
'맏형·막내' 이승훈-정재원…매스스타트·팀추월 '환상 호흡'

이승훈 시즌 첫 월드컵에서 2관왕…정재원 월드컵 데뷔전서 금메달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의 '맏형' 이승훈(29·대한항공)과 '막내' 정재원(16·동북고)이 시즌 첫 월드컵 대회에서 환상의 호흡을 펼치며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어 '평창 금빛 전망'을 환하게 밝혔다.

이승훈은 12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의 티알프 인도어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매스스타트에서 막판 '불꽃 스퍼트'를 앞세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팀추월에서 김민석(18·평촌고), 정재원과 호흡을 맞춰 금메달을 차지했던 이승훈은 매스스타트 우승으로 2관왕에 올랐다.

이승훈은 평창 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손꼽힌다.

지난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도 매스스타트에서 두 차례 금메달을 포함해 랭킹 포인트 412점으로 당당히 랭킹 1위에 오른 데 이어 지난 2월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도 우승하며 '매스스타트 황제'로 인정을 받았다.

특히 이승훈은 이번 시즌 첫 월드컵 대회 팀추월에서도 '10대 후배'들과 함께 금메달을 합작, 평창 올림픽에서 다관왕을 노릴 수 있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미 이승훈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팀추월에서도 주형준(동두천시청), 김철민(강원도청)과 함께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이번 시즌 첫 월드컵 대회부터 매스스타트와 팀추월을 석권한 이승훈은 89일 앞으로 바짝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후보로 이름값을 드높였다.

'맏형' 이승훈의 꾸준함도 칭찬을 받아야 하지만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인 '막내' 정재원의 급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정재원은 자신의 시니어 월드컵 데뷔 무대에서 팀추월 금메달과 매스스타트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이승훈의 뒤를 이을 차세대 장거리 주자로 인정을 받았다.

그는 11일 팀추월에서 이승훈, 김민석과 출전해 금메달을 수확하더니, 이날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과 함께 출전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미 주니어 무대에서 '괴물'이라는 칭찬을 받은 정재원은 시니어 월드컵 데뷔 무대에서 '메달쇼'를 펼치며 화려하게 신고식을 마쳤다.

올해 만 16세인 정재원은 지난 10월 치러진 2017-2018 ISU 월드컵 파견대표 선발전에서 선배들을 따돌리고 5,000m, 1만m, 매스스타트, 팀추월까지 4종목의 출전권을 확보했다. 중장거리인 1,500m를 빼면 사실상 장거리 종목에는 모두 출전하는 셈이다.



무엇보다 처음 나선 시니어 월드컵 무대에서 주눅이 들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펼쳐 보인 것도 긍정적이다.

팀추월은 3명의 선수가 번갈아 선두로 나서야 하는 만큼 한 명이라도 중도에 체력이 떨어지면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없다.

꾸준히 서로의 상태를 체크하면서 스피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 때문에 시니어 월드컵 대회 팀추월에 처음 출전한 정재원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지만 잘 극복하면서 금메달의 기쁨까지 맛봤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정재원은 일찌감치 현장 지도자들로부터 대성할 선수라는 인정을 받았다"라며 "정재원이 합류하면 팀추월 대표팀이 훨씬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했는데 그대로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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