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SUV '에퀴녹스' 한국GM 살릴까…내년 상반기 출시 임박

입력 2017-11-08 06:15
검증된 SUV '에퀴녹스' 한국GM 살릴까…내년 상반기 출시 임박

올해 미국서 24만대 팔린 SUV 강자…'직수입 판매' 노조 설득 등 변수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이미 미국 시장에서 해마다 20만대 이상 팔리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지엠(GM) 간판 스포츠유틸리티(SUV) 모델 '에퀴녹스'의 한국 상륙이 임박했다.

날로 커지는 국내 SUV 시장에서 소외돼 '내수 반토막' 위기에 놓인 한국GM을 에퀴녹스가 구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 9월 이후 국내에서 중형 SUV '쉐보레 에퀴녹스'를 대상으로 도로 주행 테스트 등 '현지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지화 작업 기간과 인증 절차 등을 고려할 때 이르면 내년 5~6월께 국내 공식 출시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쉐보레 에퀴녹스는 미국 GM이 2004년부터 생산한 SUV로, 미국에서 해마다 20만대 넘게 판매되는 인기 모델이다. 올해 들어서만 10월까지 미국에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나 많은 23만8천대가 팔렸다.

미국 내 세부모델은 2.0ℓ 가솔린 터보, 1.5ℓ 가솔린 터보, 1.6ℓ 디젤 등 세 가지다.

지난해 9월에는 신형 에퀴녹스가 공개됐고, 올해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쉐보레의 대형 SUV '트래버스'와 함께 신형 에퀴녹스가 전시돼 주목을 받았다.

아직 에퀴녹스처럼 도로 주행 테스트 등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한국GM은 트래버스의 한국 판매 역시 검토하고 있다.





한국GM 입장에서 에퀴녹스나 트래버스는 매우 절실한 '구원투수'다.

한국GM은 지난달 모두 3만4천5대(완성차 기준)를 팔았다. 이는 작년 같은 달보다 37.5%나 적은 것이다.

특히 내수(7천672대)가 반 토막(-54.2%) 났고, 같은 기간 수출(2만6천863대)도 1년 전보다 30.3% 줄었다.

극심한 판매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은 신차 부족, 특히 가장 뜨거운 SUV 시장에서 제대로 겨룰만한 SUV 모델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캡티바, 올란도는 출시된 지 꽤 시간이 지나 최근 판매량이 미미한 수준이다.

이런 처지에서 미국 등 해외에서 검증된 SUV 신차 에퀴녹스, 트래버스가 한국 시장에 등판하면 판매 실적을 끌어올리고 전체 한국GM의 브랜드 이미지나 영업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게 한국GM의 판단이다.

하지만 한국GM이 에퀴녹스의 한국 출시에 앞서 풀어야 할 몇 가지 과제도 남아있다.

우선 노조의 동의와 협조다. 한국GM 노조는 기본적으로 에퀴녹스 등을 한국GM 공장에서 생산하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까지 4년간 누적적자가 약 3조 원에 이르는 한국GM의 투자 여력을 고려할 때, 에퀴녹스 등 SUV 신차 생산설비에 한국GM이나 본사 GM이 추가로 투자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판매 부진 타개를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신차를 내놔야하는 처지인데, 국내 생산을 준비하려면 1~2년이 더 걸려 국내 SUV 시장 진입이 너무 늦어진다는 점도 한국GM으로서는 걱정거리다.

따라서 이달 중순께 재개될 한국GM의 임단협 협상에서 사측은 회사의 지속가능성과 생존을 위해 일단 직수입 형태로라도 서둘러 에퀴녹스 등을 들여와 SUV 제품군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동의나 협조 여부뿐 아니라 기존 SUV 캡티바 등의 재고량, 생산 중단 시점 등도 에퀴녹스 출시 일정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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