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 10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종합2보)

입력 2017-11-02 23:01
수정 2017-11-02 23:02
영국 중앙은행, 10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종합2보)

기준금리 0.25%→0.50%로 인상…양적완화 한도는 유지

브렉시트 불확실성 따른 성장 둔화 전망 불구 금리인상 선택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2일(현지시간) 10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영란은행은 이날 정례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현재 0.25%로 사상 최저인 기준금리를 찬성 7표, 반대 2표의 표결로 0.5%로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영란은행은 4천350억파운드 규모의 국채 매입과 100억파운드 규모의 회사채 매입 등 양적 완화 한도는 각각 만장일치로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영란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2007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인상 결정이 나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기준금리를 단계적으로 내린 후 7년 5개월 동안 동결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8월 다시 한차례 내렸다.

작년 6월 치러진 국민투표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성으로 결론 나면서 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경제성장을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브렉시트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음에도 영란은행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든 이유는 목표치(2%)를 훨씬 웃도는 소비자물가상승 때문이다.

브렉시트 결정 직후 급락한 영국 파운드화 가치에다 최근 국제유가 반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가세하면서 지속해서 오른 소비자물가가 급기야 지난 9월에는 상승률이 3.0%로 올라섰다.

지난 10월 상승률 역시 3%를 웃돌 것으로 영란은행은 전망했다.

영란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브렉시트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국내 경제 활동에 부담을 주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상당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경제 활동 속도는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크 카니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변경의 가장 큰 요인은 브렉시트 협상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재는 또 상황에 따라서 추가 금리인상이 있을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앞으로 3년 내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시장의 전망이 마음에 드는가'라는 물음에 "개괄적으로 본다면 그것이 물가나 경제성장 측면에서 영란은행을 영란은행이 원하는 지점 부근에 있게 한다. 그렇다면 맞다"고 답했다.

영란은행으로서는 경제성장률이 전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는 처방을 선택한 것이다.영란은행은 이날 발표한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 지난 9월 전망한 소비자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바꾸지 않았다.

영국 경제성장률은 지난 1분기와 2분기 0.3% 성장에 이어 3분기에는 0.4%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5년간 평균 분기 성장률에 미치지 못한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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