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이오산업, 대기업-벤처투자-학계 혁신네트워크 없어"

입력 2017-10-23 17:03
수정 2017-10-23 17:04
"한국 바이오산업, 대기업-벤처투자-학계 혁신네트워크 없어"

23일 개막한 '2017 코리아바이오플러스' 참석 해외 전문가 지적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 "의료 빅데이터 산업 육성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한국 바이오 산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계하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미국의 대표적 바이오 전문저널인 바이오센츄리의 데이비드 플로레스 대표가 한국 바이오 산업에 이같이 조언했다.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국바이오협회 주최로 열린 '2017 코리아바이오플러스' 현장에서다.

플로레스 대표는 미 혁신벤처사무소 자문위원회 위원을 역임하고, 글로벌 바이오 저널 바이오센츄리를 공동 창업하는 등 관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바이오 분야 전문가다.

플로레스 대표는 "한국 등 아시아 기업의 경우 대기업, 벤처투자자, 학계로 연결되는 3자간 혁신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 바이오 산업의 네트워크를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계할 수 있는 효율적 방법을 찾는 게 (기술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MIT의 산학연계 프로그램인 MIT ILP(MIT Industrial Liaison Program) 관계자 역시 한국 바이오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네트워크에 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제완 MIT ILP 사무처장은 "4차 산업혁명과 같이 빠른 변화 속에서는 외부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혁신을 일궈야 한다'며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기업과 대학, 학계가 연계하는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에 진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MIT에서는 MIT ILP를 통해 스타트업, 벤처, 대형 제약사 간의 기술 교류 및 기술이전을 통한 사업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기업은 MIT의 학문연구를 기반으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대학은 산업 동향과 아이디어를 얻는 상생 모델을 추구한다. 화이자, GSK, 사노피 등 다국적제약사를 포함해 전 세계 241개 기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해외 바이오 전문가들의 이 같은 조언 속 국내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춘 의료 빅데이터 산업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은 이날 개막식에서" 향후 3~5년 안에 빅데이터 기반 정보산업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바이오헬스 산업의 최우선 과제는 바로 의료 빅데이터 산업 육성"이라고 강조했다.

의료 서비스가 질병 치료를 넘어 질병의 예측과 예방을 위한 개인 맞춤형 정밀의학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바이오 산업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개인의 유전체 및 질병 정보로 구축된 빅데이터가 인공지능(AI)의 질병 예측을 가능하게 하고, 신약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 회장은 "협회는 '스타트업 1000'이라는 구호 아래 바이오 창업 활성화를 지원해왔지만 이제는 더욱 정밀한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날 행사를 통해)오픈이노베이션의 해외 성공 경험을 공유하고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협회는 이날 행사에서 MIT ILP 사례를 공유해 국내 바이오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해보고자 했다.

2015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코리아바이오플러스'는 한국바이오협회의 주최로 바이오 산업의 최근 동향을 공유하고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다. 올해는 '빅 오픈 이노베이션'(Big Open Innovation)을 테마로 바이오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과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주제로 이날 개막했다.



이밖에 바이오의약품 신약 개발 동향, 글로벌 유전체 분석 서비스 산업 조망과 유전체 기반 연구 현황, 바이오의약품 물류 등 최근 산업 동향을 소개·공유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투자자와 바이오 기업의 만남을 지원하고 유망한 바이오 기업을 조망하는 투자포럼도 함께 진행된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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