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 모두 文대통령에 대화 제안…사회적대화 시동 거나
민주노총, 한국노총 노사정 8자회의 제안 한달 만에 공개토론 요청
노동계 전문가 "대통령과의 대화 제안 긍정적" 평가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23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노정 간 공개토론을 전격 제안하면서 사회적 대화 복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26일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도 사회적 대화 복원의 전제조건으로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노사정 8자 회의'를 제안한 바 있다. 양대노총이 불과 한 달 새 문 대통령에게 '대화'를 제안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노총은 정리해고와 파견제 허용을 둘러싼 논란 속에 1999년 2월 사회적 대화 기구인 노사정위를 탈퇴했다.
지난해 1월에는 한국노총마저 저성과자 해고를 가능하게 하고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양대지침 강행 처리와 파견업종 확대를 포함한 비정규직 법안 발의에 반발해 사회적 대화에 불참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노총은 지난달 26일 신뢰 회복을 위해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노사정 8자 회의'를 제안함에 따라 사회적 대화 복원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노사정 8자 회의 제안에 부정적 입장을 취해 온 민주노총이 문 대통령에게 노동계와의 공개 토론을 전격 제안하고 나서면서 조만간 사회적 대화 복원을 위한 작업에 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노총이 제안한 노사정 8자 회의 참여 대상은 문 대통령을 비롯해 한국노총·민주노총 등 노동계와 대한상의·경총 등 사용자 단체,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 노사정위원회다.
기존 사회적 대화기구인 노사정위가 노동계의 불신을 받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참여하는 8자 회의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향후 노사정위 확대·개편 방안을 비롯한 노동 현안을 논의하자는 게 한국노총의 요구다.
노동계의 노사정위 복귀를 위한 명분 조성과 사전 작업으로 문 대통령이 직접 새로운 대화체를 구성해 이끌어달라는 요청으로 해석된다.
한국노총은 문 대통령의 8자 회의 참여 선언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이 한국노총 제안의 수용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는 만큼 청와대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의 이번 공개토론 제안도 비정규직, 노동기본권 보장 등 산적한 노동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문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노동계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양대노총이 모두 문 대통령과의 대화를 제안함에 따라 청와대가 이를 수용할지가 사회적 대화 복원의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은 한국노총의 노사정 8자 회의 제안과 관련해서는 "노사정위를 정상화하기 위해 대통령이 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머지않은 시간 안에 판단을 하실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견임을 전제로 문 대통령이 8자 회의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노동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양대노총이 대통령과의 대화를 제안한 것은 사회적 대화 측면에서 볼 때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사회적 대화 복원을 위한 작업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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