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농사에 청탁금지법으로 소비 감소…감 가격 곤두박질
20㎏ 1상자 2만5천∼2만6천원…작년보다 15% 이상 떨어져
외국산 과일 유입도 원인…농가 곶감 생산량 선뜻 못 늘려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올해 감이 풍작을 이루면서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18일 감 주산지인 충북 영동군에 따르면 이날 관내 청과상회에서 경매로 거래된 감(둥시) 값은 20㎏ 1상자(100∼120개)에 2만5천∼2만6천원으로 지난해(3만∼3만2천원)보다 15% 이상 하락했다.
전날 영동 감 가공센터의 수매가격(20㎏)도 2만8천원이 최고 금액을 찍었다.
A청과 관계자는 "감이 풍작을 이룬 데다, 청탁금지법 등으로 곶감 소비가 위축된 상태여서 가격이 곤두박질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전국 감 생산량의 약 7%(충북의 70%)를 차지하는 영동군은 경북 상주, 경남 산청 등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감 산지다.
한해 7천t 넘는 감이 생산돼 이중 3천400t 가량이 곶감으로 말려진다.
이곳에서는 '된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달 23일) 무렵부터 감을 깎아 곶감으로 말리기 시작한다. 부지런한 농가의 곶감 건조장에는 벌써 통통하게 살 오른 감이 타래에 주렁주렁 내걸리기 시작했다.
곶감 생산 농민 안길환(72·영동읍 동정리)씨는 "사흘 전부터 감을 깎기 시작했는데, 낮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아 속도를 조절하는 중"이라며 "주말께부터 감 깎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3천접(1접=100개)의 곶감을 생산할 계획이다.
감 값은 하락했지만, 곶감 농가에서는 생산량을 늘리는데 주저하고 있다.
전정호 영동 감생산자연합회 회장은 "곶감 시장이 청탁금지법의 직격탄을 맞은 상태에서 외국산 과일까지 밀려들고 있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2년 전 초겨울 장마로 피해가 컸던 농가 입장에서는 경영 전략 짜기가 더욱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2015년 가을 전국적으로 고온현상과 함께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건조 중인 곶감이 썩거나 홍시로 변해 떨어지는 피해가 났다.
영동군에서는 당시 건조장에 매단 감 63만8천접 중 60%인 38만5천접이 피해를 봐 농가 피해규모가 2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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