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동맹 재편 6개월…부산항 터미널들 성적표는
새 동맹 유치한 신항 3·5부두 큰 폭 증가, 실패한 4부두 12%나 감소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올해 4월 글로벌 대형선사들의 연합체인 해운동맹이 재편된 이후 6개월 동안 부산항 터미널들의 물동량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선사들이 종전 4개이던 해운동맹을 덩치를 키운 대신 3개로 줄였고, 해운동맹의 한 축을 이뤘던 한진해운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새로운 해운동맹 유치에 성공한 터미널은 물량이 대폭 늘어났으나 실패한 터미널은 물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M(머스크, MSC), CKYHE(한진해운, 코스코, K라인, 양밍, 에버그린), 오션3(CMA CGM, 차이나시핑, UASC), G6(현대상선, 하파그로이드, MOL, NYK, OOCL, NOL) 등 4개였던 해운동맹은 2M, 오션(CMA CGM, 코스코, 에버그린, OOCL), 디얼라이언스(하파그로이드, K라인, MOL,NYK)의 3개로 재편됐다.
CKYHE동맹을 주도했던 한진해운은 파산해 사라졌고, G6에 속했던 현대상선은 새로운 해운동맹에 들어가지 못하고 2M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데 그쳤다.
해운동맹에 속한 글로벌선사들은 모두 부산신항에 기항한다.
부산 북항은 아시아 역내를 운항하는 근해 국적 선사들이 주로 이용한다.
신항에서는 3부두(HJNC)와 5부두(BNCT)가 해운동맹 재편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한진해운의 모항 역할을 했던 3부두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후 물량이 최대 3분의 2나 줄어 경영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2M 동맹을 유치하는 데 성공해 기사회생했다.
4∼9월 3부두의 물량은 113만7천여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 늘었다.
부산항에서 배를 바꿔 제3국으로 가는 환적화물은 36%나 증가했다.
특히 9월에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11%나 많은 21만6천개를 처리했다.
오션 동맹을 유치한 5부두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이 기간에 101만6천여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해 30%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입화물(24%)과 환적화물(41%) 모두 큰 폭으로 늘었다. 9월(17만6천여개)에도 32%의 높은 증가율을 이어갔다.
싱가포르 PSA가 운영하는 1부두(PNIT)는 12% 정도 물량을 늘렸다. 이 부두는 3부두와 2M 물량을 나눠 처리한다. 9월에는 부진해 지난해보다 21% 줄었다.
종전에 현대상선이 속한 G6 해운동맹이 이용하던 4부두(PSA HPNT)는 새로운 동맹을 하나도 붙잡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해운동맹 재편 후 6개월간 98만개를 처리하는 데 그쳐 지난해 111만여개와 비교해 12%나 줄었다.
이 터미널은 현대상선이 운영권을 갖고 있었으나 해운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싱가포르 PSA에 운영권을 매각했고, 계약조건 때문에 해운동맹 재편 후에도 계속 이용하고 있다.
해운동맹 재편 후 물량만 따지면 신항 5개 터미널 가운데 꼴찌로 추락했다. 9월 물량도 지난해 대비 29%나 줄었다.
2M과 결별하고 디얼라이언스와 새로 손잡은 2부두(PNC)는 224만8천여개로 해운동맹 재편 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부산항 북항의 터미널들은 전반적으로 해운동맹 재편 후에 물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자성대부두(103만7천여개)는 13%, 신선대부두(113만9천여개)는 20%, 감만부두(63만5천여개)는 9% 각각 증가했다.
신감만부두(47만5천여개)만 12%가량 줄었다.
국적 근해선사들이 한진해운의 빈자리를 재빨리 메운 데다 베트남 등 고속성장 중인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새로운 노선을 적극적으로 개설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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